도시기반시설 부족만이 시민에게 고통과 불편을 주는 것은 아니다. 문화 인프라 부족 역시 삶의 만족도를 낮게 만든다. 지역 문화 기반의 척도라 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이 그 중 대표적이다. 용인의 공공도서관은 단 1개뿐이다. 다행스럽게도 수지에 1곳이 추가로 생길 예정이긴 하지만 전국 평균치에 훨씬 못 미치는 실정이다.

그나마 도내에서도 50만명 이하 8개 시·군이 용인보다 더 많은 공공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용인의 문화 인프라 수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양적인 것뿐만 아니라 질적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전문 사서가 용인시립도서관엔 2명에 불과하다.

이 역시 전국 평균이 10만명 당 1인씩임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어디에 문제가 있을까. 우선 지리적 위치 등이 생활공간과 많이 떨어져 있다는 점 등이 지적되기도 하지만 정책 담당자나 시민 모두 도서관 실태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 필요하다.

우선 정책 담당자들은 이 점을 생각해야 한다. 경쟁력있는 지역사회의 진정한 기초는 정치나 경제 못지 않게 문화의 힘에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21세기 우리 문화의 토대가 될 지식산업은 다른 분야나 마찬가지로 인프라의 구축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그것은 우수한 인재 양성과 연구여건 개선에 달려 있다. 그런 면에서 믿고 신뢰할 만한 도서관의 설립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용인시가 보다 미래를 생각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도서관 확충과 전반적인 질 개선은 늦출 수 없는 문제다.

축적된 지식의 저장고로서 도서관 기능을 살려나가기 위해 전략적인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 즉 현 용인도서관을 중심 도서관으로 설정해 분산되지 말고 집중돼야 한다. 이를 거점으로 동시에 전문화되고 특화된 소규모 도서관을 곳곳에 마련해 육성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해외 및 전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지적 결과물들을 빠짐없이 포착해 수집하기 위해서는 전문 사서제 도입이 시급하다. 앞서 지적했듯이 2명의 사서로는 도저히 이러한 역할을 감당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다음으론 도서관 역할의 변화와 흐름에 따라가야 한다. 요즘 도서관은 더 이상 책만 진열해 두고 꺼내 보게 하는 곳이 아니다. 책뿐 아니라 필요한 자료를 여러 매체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보센터로서의 기능을 갖춰야 한다.

다양한 영상자료로 찾아볼 수 있는 시설과 비디오 테이프, CD음반을 갖추고 원하는 사람은 정해진 비디오 룸이나 오디오 룸에서 편안한 소파에 앉아 감상할 수 있는 외국의 사례를 즉시 수용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추세와 미래 지향적인 방향에서 도서관에 대한 설계를 해야 할 것이다.

지자체에 요구만 해선 안 된다. 아무리 좋은 시설을 갖추었다 해도 시민이 활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지식과 상상력의 운동장’이라고 하는 도서관을 이용하는 습관부터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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