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계미년 새해가 열렸습니다. 지난 한해를 되돌아보면 한마디로 한국인의 역동성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해였다고 봅니다.온 국민이 하나 돼 기적이라고 말하는 월드컵 4강이 그렇습니다. 환란 위기를 극복하자마자 높은 경제 성장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밑으로부터, 젊은 세대로부터 분출되는 역동성과 변화의 의지는 대선으로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이는 특정인의 당선과 낙선을 떠나 한국정치의 혁명적 변화요구라는데 이의를 다는 이가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그 뿐 아니라 미군 장갑차에 의한 두 여중생 사망사건에 따른 추모 열기는 서서히 한·미간의 일방적 관계를 청산하라는 목소리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대등하고 수평적인 파트너십을 요구하는 자존심 있는 행동으로 우리의 위상과 사고 변화의 반영인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되돌아보면 우리 용인사회 역시 큰 변화의 한 해였습니다. 축산농가를 붕괴지경으로까지 몰아간 구제역 파동이 백암지역을 덮친 가운데 최초로 민간인 출신 시장이 당선됐습니다. 마구잡이 개발의 대명사였던 용인시가 동백지구 사업승인 반려를 통해 선계획 후개발의 의지를 분명히 함으로서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민원성 지역숙제는 수북히 쌓여있고 갈등의 요소도 적지 않은 실정입니다.

이에 우리는 올 한해 용인사회의 의제(아젠다)로 ‘나누는 사회, 따뜻한 용인’을 설정했습니다. 우리 시민들이 공감하는 바대로 용인은 많은 팽창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도시권역이 확대되고 인구 역시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반면 용인은 여전히 정체성이 불분명하고 정주 의식 역시 점차 약해지고 있습니다. 따뜻한 이웃 소식이 들리기도 하지만 여전히 다투는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립니다.

지형적 특성으로 구심권이 없습니다. 수지, 구성은 분당에, 기흥지역은 수원영통에 경제생활 기반을 위탁하고 있습니다. 도·농간 격차와 이에 따른 소외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개발과정에서 생기는 불로소득으로 흥청거리고 다른 한편에선 추운 겨울을 보내며 신음하고 있습니다. 세대간 이질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이 용인의 현재 모습의 한 단면들입니다. 우리가 지역 아젠다로 설정한 ‘나누는 사회, 따뜻한 용인’은 한마디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화합하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용인은 각박하기만 한 지역이 아니라 온기가 넘치고 뚜렷한 자기 색깔이 있는 지역사회로 새롭게 변모되길 바라는 것입니다. 이는 시민 여러분의 이해와 참여를 바탕으로 합니다. 같이 조금씩 양보해 ‘나누는 사회, 따뜻한 용인’을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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