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다섯돌 광복절을 맞이하는 분위기가 예년과 사뭇 다르다. 과거 8.15행사는 연례행사처럼
민간차원의 통일행사가 별도로 열려 이를 막으려는 공권력과 밀고 당기는 광경은 항상 큰
뉴스거리였다. 올해는 남과 북의 이산가족이 만나 진정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날이 될 것같
다. 남과 북이 공동으로 8.15주간도 설정해 그 의미를 더 높인다는 소식도 들린다. 시에서도
경축식을 비롯해 다양한 공연·체육행사를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 이번 8.15 광복절의 정신과 의미를 온전하게 살리자는 차원에서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시는 민간차원에서 준비중인 모든 8.15행사를 민·관·재야가
함께 마련해 공동행사로 열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런 제안을 하는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이것이야말로 부당한 외세에 대해 온 민족이
함께 힘을 모아 극복하려던 노력의 결실인 광복 정신을 진정으로 계승하는 지역차원의 작은
실천이다.

남·북 정부 당국자들이 8.15주간을 설정해 함께 행사를 치르겠다는 이유도 더 이상의 분열
이 아닌 통일의 정신으로 모아나가자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를 실현시키자면 남북 양측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내부의 지역간, 세력간 대화합의 계기로 확산해 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지역사회는 민과 관의 협력은 이루어 왔어도 과거 반정부 세력 내지는 운동권 세
력으로 치부되던 재야세력까지 포함하는 대화합의 장은 거의 없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번 8.15야말로 이를 실현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가지 이유는 시의 현실적인 준비정도가 미진하다는 것이다. 상부행정기관의 갑작스런
지침에 의해 급조된 8.15행사는 형식적인 때우기 행사로 전락한 우려마저 없지 않다. 문화·
예술공연 의 경우 과거 공연을 재탕하는 것이 아니라면 도저히 시간을 맞출수가 없다. 더
구나 8.15정신에 맞도록 하자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기왕에 일부 시민단체와 통일운
동단체에서는 이번 광복절을 준비해왔다 한다.

그런만큼 이들이 마련한 8.15행사 내용을 시가 수용해 공동 또는 대대적인 시행사의 일환으
로 수용해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스러울 것이다. 바야흐로 화합과 통일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통일은 남북뿐 아니라 지역간, 세대간, 세력간에도 이루어져야 한다.
과거의 낡은 시각을 버리고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흐름이 하나로 모아져 진정 8.15정
신을 되새기는 뜻 깊은 행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시가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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