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현면 능원1리 능골마을에서 발생한 집단수인성 전염병인 세균성 이질이 발생해 충격과 불안을
주고 있다. 능골은 광주군 오포면과 연결해 건물신축이 많은 신흥 도시화 지역으로 상하수도 기반시설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취약지역이다. 급수실태 또한 400여세대중 126세대만 간이상수도시설이 설치돼 있다고 한다. 그나마 수량이 부족해 제한 급수를 하고 지하수와 병행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주변 환경상 오염 가능성이 높은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능골에서 발생한 세균성 이질의 집단발병 사태를 시 행정상의 누수가 불러온 필연적인 결
과라고 본다.

그 첫째 원인은 간이상수도 시설에 대한 소독 소홀이라는 점을 비켜갈 수 없다. 본지가 확인한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자료에 의하면 능원1리 능골마을에 1998년 5천2백38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간이상수도를 설치했고 약 100세대가 사용 중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해 최종 수질검사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그럼에도 결과에 따른 폐쇄를 하거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채 주민들은 계속 그 물을 사용했던 것이며 수인성 전염병이 집단 발생한 것이다. 결국 보건당국의 업무방기와 태만이 불러온 결과라는 점에서 엄중한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또 다른 문제는 근본적으로 변방주민들에 시의 차별과 소외다. 수인성 전염병이 집단적으로 발생
한 모현면 능원리 일대는 시내에서 43번 국도를 따라 광주군 오포면을 지나서야 다시 용인행정구
역이 나타나는 접경지대다. 매년 여름이면 다리와 제방이 튼튼하지 못해 연례행사처럼 수해를 입
던 곳이기도 하다. 몇 년전부터 준농림지내 공동주택 건립규제가 풀리면서 급격히 부족해진 상수
도 물량을 둘러싸고 공무원과 건설업체간 특혜설이 끊이질 않았다. 그런 가운데 정작 지하수에 의존하는 모현면, 남사면 등 본토 주민들보다 공동주택 인허가를 해주면서 우선적으로 그쪽에 물양을 내줘왔다. 그러다 보니 이곳 주민들은 수질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간이상수도를 계속 사용해 왔던 것이다. 후진국형 진염병인 세균성 이질이 용인지역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한 것은 지역의 수치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시행정의 문제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최근 선거철이 돌아오면서 시장이 온통 정치권에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주민생활과 관련한 문제들이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있다. 시장은 이제 눈을 민생문제에 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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