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영화상영, 세미나, 공연 ‘다양한 프로그램’

‘마을에서 만나는 인문학 공간’을 지향하며 수지 동천동에 자리잡은 인문학 공부모임 ‘문탁네트워크’가 다음 달 13일부터 23일까지 열흘간 2010 인문학 축제를 연다.

문탁네트워크는 지난 1월 문을 연 이래 의역학 강좌, 니체 커리큘럼, 마음세미나, 논어강독 세미나, 불교세미나, 세계문학세미나, 가족연구세미나 등 다양한 인문학 세미나를 진행해왔다. 특히 가족연구세미나 모임은 ‘위기’, ‘붕괴’, ‘해체’로 이어지는 현대 ‘가족’을 연구하고 현실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연구를 꾸준히 지속해왔다. 

이번 인문학 축제의 주제 역시 ‘가족’과 ‘마을’. 공동체를 구성하는 기초 단위인 가족을 통해 공동체를 바라보고 성찰하자는 문탁의 의도가 담겨있다.

문탁네트워크 이희경씨는 “마을에서 공동체를 하다보니 가족의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근대 핵가족의 문제는 더 이상 개별적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왔기 때문에 이 부분을 공론의 장에 가지고 나와서 이야기해보자는 것이 우리의 의도”라고 말했다.

이씨는 또 “민주주의나 4대강 등 중요한 이슈들이 많지만 지금 당장 마을에서 삶을 꾸리는데 핵가족은 주요한 성찰의 지점”이라며 “그저 정보나 교양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이 실질적인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와야 한다는 수행적인 지식의 향연으로 자리잡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열흘간 진행되는 축제는 강연과 영화상영, 세미나, 공연 등 다채롭게 구성됐다. 외부강사가 참여하는 ‘강연으로 족쇄풀기’에서는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 김규항씨와 여성학자 정희진씨가 각각 가족주의와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가족을 해부한다. 13일, 20일 오후 7시 30분.

집, 가족, 사랑, 자식 등 다양한 시선으로 가족을 사유하는 총 4편의 문제작을 상영하는 ‘영화로 족쇄풀기’에서는 18일부터 22일까지 나흘에 걸쳐 <다섯은 너무 많아>, <미스 리틀 선샤인>, <경축, 우리사랑>, <탕기>를 상영하고 토론회를 가진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23일 열리는 특별세미나. 근대 가족의 구조적 변화를 담아낸 책 <우리가 알던 가족의 종말>(야마다 마사히로, 그린비)을 중심으로 가족세미나모임 회원과 서울의 마을 실험공동체 ‘아름다운 마을’ 회원의 발제 및 토론회가 열린다.

이밖에도 인문학 지식을 놀이 형식으로 공유하는 ‘도전, 문탁 골든벨’, 중고 책을 나누는 ‘두꺼비 책방’, 그리고 청년문화예술네트워크 참가자들의 음악 공연 등이 진행된다.

이희경씨는 “상아탑처럼 고답적이지 않고 관 주도의 교양지식 습득이 아닌, 앎과 삶이 동시에 생산되는 공부를 하고 그 결과를 집약적으로 표현하는 일종의 지식의 향연이 인문학 축제”라며 “앞으로도 삶을 바꾸는 자율적 네트워크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의 261-5033, mo ontaknet.com) 
최병성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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