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건너 저쪽에서 다니고 있는 게 전철이에요? 버스에요?”
용인에 처음 왔다는 지인이 강남대역을 지나가는 경전철을 보며 갸우뚱거리던 기억이 난다.
지난 21일(토) 오전 10시40분, 시승 구간으로 정해진 구갈역에 엄마 등에 업힌 아기부터 3대에 걸친 가족 등 많은 신청자들이 우리나라 첫 경전철에 대한 기대를 품고 모여들었다.
드디어 11시, 출입문 두 개가 활짝 열렸다. ‘용인 에버라인’은 생각했던 것보다 안이 넓었고 출발할 때는 차체가 많이 흔들렸다.
기관사가 없는 무인자동운전 방식이라서 맨 앞과 뒤 유리창에 서서 내다보면 전철의 속도감이 그대로 눈에 들어오는데, 수포역을 지나 경안천 부근에 이르러서는 레일이 경사져 있어서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듯 했다.
기흥구 구갈역에서 처인구 전대, 에버랜드까지 15개의 정거장을 거치는 30분 동안 사방에 나있는 큰 유리창으로 용인 곳곳의 풍경을 높은 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새로웠고 미처 알지 못했던 모습도 보게 되었다. 하지만 1량이 무려 29억 원이라는 차량은 이름 그대로 가벼운데다가 거의 1.2㎞마다 정거장이 있는 까닭에 급가속과 정차가 잦아서 몸이 휘청휘청했다.
“진짜 빨리 왔네.” 전대, 에버랜드역에서 내려 역사시설을 둘러보는데 옆을 지나는 부부가 놀라워한다. 이곳에서 에버랜드로 가려면 셔틀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이르면 10월, 늦어도 연말 안에는 개통할 예정이라는 에버라인은 오전 5시30분부터 밤12시까지 30량이 출근시간은 2분, 나머지 시간에는 4분~6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타는 사람이 늘어나면 2량으로 이어져 다닐 것이라고 한다. 기본요금은 10㎞ 1400원이며, 5㎞마다 100원이 추가된다.
2011년 전철 분당선이 구갈역과 이어지면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 예측한다지만 버스를 타고 다니는 길과 견주었을 때 에버라인 노선이 더 편하다는 이점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요금은 버스보다 비싸서 부담되는데 수도권통합요금제에 관련해서 정확한 운임체계를 협의했는지 궁금하다.
전철 위로 전기선이 지나가는 방법으로 운행되는 서울지하철과는 다르게 용인경전철은 전철 옆으로 전기선이 지나가는 방법인 제3궤조 방식이므로 사람의 접근에 의한 안전사고 발생이 쉽기 때문에 스크린도어나 노선 전구간의 전용로(지하, 고가, 안전휀스, 건널목 불가)가 꼭 필요하다고 한다. 역마다 근무한다는 1명의 직원이 갖가지 상황에 대처하며 플랫홈 안전까지 돌보는 것이 어려울 텐데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역이 없었다. 또한 스테인리스로 되어 있는 좌석은 여름인데도 차가운 느낌이 컸다.

시승식 내내 부지런히 차량 안을 앞뒤로 오가며 사진을 찍고 속도를 재며 동영상 기록을 살피는 두 아이의 눈길과 손놀림이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철도와 기차가 좋아 찾아다닌다는 아이들은 지난해 7월, 9호선 개통식에서 만났다고 한다.
용인경전철에 대해 신준식(서울 인창중2)은 “출입문이 넓고 정차위치도 잘 맞는다. 역간거리가 짧고 배차간격도 짧다. 선로변환기의 종류가 달라 지날 때 승차감이 좋다.”는 장점과 “급커브가 많아 속도가 빠르지 않다. 선로접근 경보장치나 무음경보장치 작동으로 급정거를 하는 일이 잦을 수 있다.”를 단점으로 꼽았다.
이동근(고양시 신능중2)은 “운전실이 없어서 좀 어색했다. 지하철처럼 부드럽게 운행되지 않고 급발진과 급정지를 자주한다. 외부는 동그랗고 아담해서 예뻤다.”는 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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