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원화와 화랑은 뛰어난 미남 미녀중에 선출됐다고 한다. 영육일치사상(靈肉一致思想)으로 청결과 화장(化粧)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화장은 삼국시대 이전인 선사시대때부터 발달, 성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화장품과 설록차의 대명사인 (주)태평양에서는 태평양박물관(관장 전완길)을 운영, 한국의 화장문화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기흥읍 보라리 태평양기술연구원 내에 위치하고 있는 태평양 박물관은 화장과 다예에 관련된 유물 7천5백여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선사시대부터 근대, 궁중용부터 일반 서민용에 이르기까지 화장사관에 관한 유물 550여점, 다예관 유물 150여점 등 7백여점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화장용기로는 유병, 분합, 향합, 연지합, 향유병 등이 있고, 화장도구로 대야, 동경, 족집게, 손톱다듬기, 빗, 경대, 빗접, 분접시, 빗치기 등이 있다. 노리개, 장도, 향갑노리개, 가락지, 비녀, 첨, 목걸이, 귀고리, 뒤꽂이, 불두잠, 귀이개, 동곳, 떨잠, 첩지, 팔지 등의 장신구를 비롯해 다구로 토기잔, 청자잔, 분청자잔, 백자잔, 주자, 접시, 향로, 화로, 표주박, 차 항아리, 물병, 수기, 각종탁잔, 다서화 등이 눈길을 끈다.

전시품들의 모양은 현대와 거의 다르지 않으나 기품과 우아한 멋은 한결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을 만 하다. 또한 시대를 고려할 때 작품성과 기능성은 탄성을 자아낼 만하다. 이중 다예관에 전시돼 있는 초의대선사(草衣大禪師:한국의 다성(茶聖)으로 일컬음)의 영정은 조선후기 불교 초상화를 대표할 만한 것으로 손꼽힌다. 또한 금제탁잔, 기마형잔, 보석대삼작노리개 등은 특히 눈여겨 볼 만하다.

태평양 박물관은 규모가 1백여평의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문화재의 기능, 용도별 진열, 시대별 화장문화사 등이 분야별로 잘 정리돼 있고 다기도 큰 차이가 없어 관람하는데 부담이 없는게 특징이다. 전시장 입구엔 태평양 브랜드의 화장품이 전시돼 있어 옛날 ‘화장품 아줌마’의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한국전통 생활문화를 연구하기 위해 설립된 태평양 박물관은 화장품분야 박물관으로는 세계최초이며, 차분야 박물관으로선 국내 최초이다. 차분야에 있어서는 이미 일본에 널리 알려져 해마다 일본인 관람객이 증가는 물론 국내 관람객들도 차에 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박물관 관계자의 얘기다.

지금은 연구원내에 위치하고 있지만 올 하반기쯤 박물관을 별도로 건립, 착공식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측은 “박물관이 별도로 건립되면 현재보다 더 많은 유물들을 전시하고 각종 이벤트 및 문화행사를 꾸준히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美)에 대한 관심이 높은 현대인들이 찾기에 손색이 없을 듯 하다. 일요일 휴관, 평일 09시∼오후 5시30분, 토요일 09시∼오후 1시(입장료 없음).(0331)285-7215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