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미도서관 글쓰기반 아줌마들이 출판기념회를 열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글사랑 에세이 제1집 ‘금요일에 꽃 피는 나무’/글사랑 펴냄
용인 아줌마들이 새해벽두부터 일을 냈다. 장미도서관에서 소설가 최일옥 작가(63·기흥구 동백동)와 함께 매주 금요일마다 글쓰기 공부를 해 온 ‘글사랑’아줌마 9명이 에세이집 ‘금요일에 꽃피는 나무’를 펴냈다. 특별한 주제 없이 생활 속에서 글쓰기를 해 온 아줌마들은 자유로운 대화를 나누며 글을 다듬어 나갔다.

순수 아마추어인 아줌마들은 원고 정리에서부터 편집, 일러스트 하나까지 손수 제작하며 책 한권에 정성을 쏟았다. 그래서 인지 이 책은 표지부터 친근하게 다가온다. 특히 글 속에 녹아있는 아이, 남편, 가족, 이웃의 이야기나 동네 풍경은 정겹다.

글쓰기를 지도한 최일옥 작가는 “책을 손수 제작하면서 책의 귀함을 알게 되고 성실하게 준비한 것이 의미 있다”며 “출생지, 나이가 전부 달라도 그 속에 다양한 시각이 고루 보이고 마치 아이를 낳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최 작가는 “여러 사람이 책을 접하면 문화적 가치가 높아지는데, 그 시작을 지역사회 주부들이 했다”면서 “앞으로 지역사회에서도 이러한 모임과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모임을 이끈 반장 김인아씨는 “처음 시작할 때는 글이 웃겼는데 선생님의 꼼꼼한 지도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누군가의 엄마나 아내, 며느리란 자리에 가리어졌을 우리들의 이름을 이렇게 당당하게 밖으로 내보낼 수 있어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 작가는 ‘마음이 모여 책이 되었다’는 에필로그를 통해 “글의 성공 여부보다 더욱 값진 시간이 바로 책을 만드는 과정 속에 있다”며 “내가 만든 책이라는 자부심은 내가 쓴 글이라는 부끄러움을 어루만져주고 그래서 우리 모두는 더욱 보람찬 내일을 만들 것이란 믿음을 잃지 않는다”고 용기를 주었다.

지금도 기흥구 언남동 장미마을 장미도서관을 무대로 펼쳐지는 주부들의 살아있는 이야기, ‘금요일에 꽃피는 나무’는 계속해서 자라고 있다. 한 권의 책이 두 권으로, 세 권으로 늘어나길 기대하면서.

고수림… “언젠가 작가란 말에 어색하지 않을 나 자신을 꿈꾸어 봅니다”
김명재… “이 글이 아이가 힘겨워하고 지쳐 있을 때 위안이 되고, 흐뭇한 미소를 지울 수 있는
                마음의 양식이길 바랍니다”
김인아… “나의 삶이 그대로 이파리가 된다면 그렇게 내가 드리운 그늘에서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기를”
박영순…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것이 좋아 즐겁게 살고 있다.”
안혜숙… “나는 나를 향한 여행을 시도했나 보다”
유은숙… “힘겨웠던 순간보다 행복했던 순간을 글로 남기고 싶었다.”
이은경… “내 마음도 치유될 것 같은 기대가 조금씩 생겨났다”
이주영… “나를 비워낸 자리에 다른 생각, 다른 사람들로 채워갈 공간들이 생겨납니다.”
한승혜… “어딘가에 당선되지 않고도 이렇게 작가의 말을 쓸 수 있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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