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세이돈이 삼지창으로 땅을 내리쳐 샘을 만들고 아티나가 올리브 나무를 만들어 승리한 아렉티온 유적지에서. 왼쪽에서 첫번째가 필자.

|언제나 여행의 출발점에는 설렘과 두려움이 요동쳐 오지만 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어느 환경에서도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고  용인터미널을 출발하여 인천 국제공항을 향해 첫 걸음을 내딛었다.

오후 5시 30분 인천을 출발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일차 경유지 방콕에 도착하니 현지 시간 오후10시가 훌쩍 넘었다.  밤 12시 30분 출발 아테네 행 비행기로 갈아타고 어두운 밤하늘을 가르며 8시간의 긴 여정 끝에 아테네 공항에 도착하니 아침이다.

회색 빛 구릉언덕에 드문드문 올리브 나무만이 우리를 반긴다. 잘 정돈된 도로는 2004아테네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건설한 국제공항과 아테네 시내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로 유럽 어디서나 볼 수 있듯이 도로는 대형차보다 소형차가 주를 이룬다. 민주주의 발생지답게 차들은 서로를 배려하며 질서 있게 달린다.

긴 여정이라 피로감이 몰려온다. 그러나 미지의 세계는 우리를 긴장시키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은 피로감마저 날려버린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아테네 거리는 혼잡하다. 넓은 길과 좁은 길이 복잡하게 엉켜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유구한 역사의 고장이며 올림픽의 근원일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발생지...

게으름 피울 시간이 없다. 우리는  아크로폴리스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불편한 몸으로 여행을 떠나온 동료를 위해 우리는 아크로폴리스 뒤편을 이용해서 입구에 도착, 티케팅을 하고 굽이진 언덕을 올라 입구로 향했다.

장애인과 도움이는 어디를 가나 무료입장이다. 그러나 우리는 초행길이라 장애동료만 제하고는 가이드인 나를 포함해 모두 입장권을 샀다. 그런데 우리와 동행한 입구 관리인에게는 지불한 입장료를 환불 해주는 친절함을 보인다. 기분이 참 좋았다. 작은 배려지만 그 친절함은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우리도 저만큼의 친절을 남에게 베풀었던가? 그 오래된 유적지에도 장애인이 볼 수 있도록 많은 배려가 눈에 띈다. 그런 배려가 없었다면 우리는 반쪽 여행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스의 여름은 고온건조하다. 내리쬐는 해살은 따가울 정도다. 두 사람은 리프트를 이용해 먼저 올라가고 나머지 동료는 디오니소스 극장을 거쳐 본래의 문과 기념비를 통해 입장했다. 기원전 5세기(BC437-432년)에 세워진 쁘로삘레아가 있어 기념비적인 입구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곳도 보수 공사가 한창이다. 파르테논 신전에도 보수공사는 계속 된다. 그러나 신전 주위에 빙 둘러서 승전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던 프리즈는 약간의 조각들만 남아있다. 몇 조각은 유적지 박물관에 있고 대영 박물관에 있는 것도 있다고 한다.

아렉티온은 유적지에서 가장 신성한 자리에 있다. 그 도시를 얻기 위해 포세이돈이 삼지창으로 땅을 내리쳐 샘을 만들고 아티나가 올리브 나무를 만들어내 승리한 바로 그 자리다. 거대한 유적들 그러면서도 정교함도 함께 갖춘 아테네의 유적은 우리를 황홀케 한다.
/시민기자 pallaoo@yahoo.co.kr (미래여행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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