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유권자들로 하여금 민주주의 훈련을 위한 소중한 기회이다. 선거 전 지지 후보자에 대한 성원으로 투표를 했을 것이다. 때론 자신이 지지한 정치인의 신통치 않은 의정활동에 실망하기도 하고 또, 지역발전의 혁혁한 공로자가 되어진다면 자부심을 갖기도 한다. 종종 치러지는 선거로 유권자들에게는 이런 선택의 상황을 경험할 때마다 일희일비하곤 한다.

지방자치 부활 이후 네 번째로 경험하게 된 지방선거는 지금쯤이면 선거가 축제문화로 이어져야함에도 꼴불견 선거문화가 계속되고 있다. 이름하여 불법, 탈법선거, 상호비방, 흑색선전, 금품향응, 지역연고 등은 여전히 현재의 선거문화 속에서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처음 시도된 후보자들의 공약검증을 위한 매니페스토(참공약 선택하기)운동은 정책선거문화로 가기 위한 기틀을 마련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자발적인 시민사회단체 활동이 취약하지만 이번 선거기간동안 6개 시민단체가 연대하여 선거문화 개선을 위해 활동하였다. 유권자 정치의식 설문조사, 시장후보자들의 공약을 검증하여 지역발전을 위해 5대 좋은 공약, 5대 헛 공약 발표, 기초의원 출마후보자들을 위하여 정책토론회 개최 등의 활동으로 정책선거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이런 시민단체 활동은 선거 이후에도 당선자들의 공약 실천 모니터 활동이 이어져야 한다.

용인지역을 이해하는 내용 중에 한 가지는 ‘거침없이 진행되는 도시개발화의 여파 속에서 눈치보기식 처방으로 삶의 질의 문제 해결을 위해 쫓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지역의 개발 과정에서 나타난 지역 내 동·서간의 묘한 갈등이 이번 선거 국면에서 표출되기도 했다. 지역주민들의 지역발전에 대한 요구와 기대치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선거가 지극히 지방선거의 축제여야 함에도 투표 결과로 나타난 국민적 표심은 중앙정부에 대한 그 동안의 정책실기와 오류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결국 특정정당의 완승으로 평가되었다. 그 이면에 지방선거의 특징과 장점이 비쳐지지 못하고 마치 국회의원 총선이나 대통령 선거가 되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우리 지역이 당면한 지속가능한 개발 과제들의 점검, 교통문제의 핵심을 풀어가는 각론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지역간의 갈등이 표출된 사안에 대해서는 새로운 당선자에 의해서 대승적으로 지역공동체를 회복을 위한 정책적 접근이 우선되어야 한다.

급격한 인구밀집 현상으로 이 지역에 터를 잡고 생활하는 주민들에게 정주의식을 심어주는 일은 도시개발보다 더 선행되어야 할 과제이다. 불과 몇 년 사이 배가 늘어난 인구가 72만의 도시, 그리고 또 다시 100만의 도시를 예상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용인지역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은 지역문화의 공감대를 갖게 하는 일이 우선이다.

주민 개개인이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은 먹고 사는 문제 해결과 함께, 같이 살아가야 하는 지역공동체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용인이 자랑하는 전통문화의 공유와 인식 속에서 이 지역에 살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울 만큼 문화적 소통거리가 왕성할 때 공동체의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지역공동체 회복은 주민들이 보다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는 문화적 토양을 마련하고 소통해 나갈 때 지역주민으로 자부심을 가지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장동(5·31지방선거 용인시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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