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콘 제조회사 (주)서원

용인에 소재하고 있는 등록된 기업체가 대략 1140여개. 그중엔 ‘IT(정보통신)산업’등 첨단업종도 있지만 대개는 일반 제조업체다. 고용창출, 주변 상권 형성, 세금 등 이들 향토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고 직접적이다. 이에 본지는 97년 IMF 구제금융체제 이후 계속적인 경기 침체의 어려움 속에서도 이를 슬기롭게 극복,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우량 중소기업체 소개 코너를 마련했다. -편집자


지난달 28일, 용인대 진입로 일부 구간에서는 많은 도로포장 관계자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운 소재와 기법을 활용한 아스콘 포장시범이 있었다.

비전문가 눈에는 별 달라 보이지 않았던 이 행사가 실은 우리 나라 도로포장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상온 유화·재생 아스팔트 포장법에 대한 우수성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이처럼 대단한 기술실험 행사를 마련한 회사는 굴지의 대기업이 아니라 고작 임직원 41명에 불과한 아스콘 제조회사 (주)서원(대표이사 리출선·이동면 서리)이었다.

1982년 포장전문인 서원개발로 출발, 1999년에야 제조업에 뛰어든 (주)서원이 이날 선보인 상온 유화·재생 아스팔트 공법의 장점은 크게 5가지. 첫째는 무엇보다 ‘그린 아스팔트’로 불릴 만큼 친환경적이란 점이다.

최근 미국의 부시대통령이 협약 준수를 유보하는 발언을 해 빈축을 사고 있는 것이 바로‘교토협약’이다. 지구온난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온실가스 발생량을 감축하기 위해 OECD 가입국을 중심으로 체결된 기후변화 협약이다.

그런데 도로포장과 아스콘 제조과정에서도 온실가스가 다량 발생하고 있어 이 문제 해결은 업계의 숙원이기도 했다. (주)서원은 일상 대기온도에서 아스콘을 제조하는 상온공법을 개발함으로서 바로 핵심문제 해결의 쾌거를 이뤄냈다.

두 번째는 안전성의 향상이다. 고온에서 가열하는 일반 아스콘에 비해 상온 아스팔트 포장은 생산 및 공사현장에서 화재나 화상과 같은 산업재해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장점은 자원 재활용. 연간 800만톤 이상 발생하는 폐아스콘을 제조장치를 통해 이용해 손쉽게 아스콘으로 재생함으로서 경제성도 함께 실현하고 있다.

그 밖에도 에너지 저소비형이란 장점을 지니고 있다. 가열 아스콘은 1톤당 가열용 석유연료를 7∼10리터 사용하는 데 비해 상온아스팔트 포장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연간 아스콘 소모량이 2300만톤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연료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도로포장 공법에서 획기적인 신기술을 만들어낸 산실은 (주)서원 기술연구소다. 5명으로 이뤄진 전문연구인력이 근무하는 연구소에선 이미 미국 메카나히 기술연구소와 기술교류 협정을 체결하고 신기술을 개발해 건교부 지정 ‘건설 신기술 제192호’로 인정받은 바 있다.

또 특허등록(등록 번호 0272982)을 받은 상태다. 무엇보다 규모면에서 중소기업에 불과한 이 회사가 괄목할만한 기술축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총 회사 매출 대비 약 5%에 달하는 연구비 투자다. 이 비율은 국내기업 평균 기술투자비를 상회하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정부가 벤처기업 인정과 함께 적극 지원대상이 바로 연구개발비 5%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과감한 투자임에 틀림없다.

도로포장재 분야에서 만큼은 타 기업의 추종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기술개발에 승부를 걸고 있는 (주)서원. 그들의 다음 목표는 뭘까.

“고속도로에 나가보면 아스팔트 위에 깊이 폐인 타이어 자국을 볼 겁니다. 자가 운전자라면 달리다 가슴이 서늘해졌던 경험을 한 두 번씩 가지고 있고 안전사고 위험성도 크죠. 이처럼 고속도로에서도 고열과 저온에 강한 표층용 아스팔트를 개발하는 것이 우리의 다음 과제입니다.”

이봉원 부소장(35)은 자신에 찬 목소리로 계획을 설명한다.

“사실 저희에겐 또 하나의 꿈이 있죠. 흑색 일변도의 어두운 색깔에서 벗어나 도시미관을 고려한 칼라 아스콘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겐 보다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 도로포장분야에서 가장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개발해 미래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강산을 물려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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