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만세운동의 효시가 됐던 1919년 3.21일 좌전고개 만세 시위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학술행사가 최근 독도 문제 등과 맞물려 더욱 관심을 모았다. 특히 그간 추진돼오던 ‘만세공원 성역화 조성사업’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천적 논의자리였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컸다.

사실 용인은 애국충절의 고장이면서도 대외적으로 크게 부각된 바는 없다. 반면 관련 학자들에 의하면 ‘용인만큼 기라성같은 많은 훌륭한 애국지사와 열사를 배출한 곳이 그 어느 곳에도 없다’며 그 독보성과 위상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순국열사 이한응·민영환, 망명 임시정부에서 활약한 여준·오의선, 신민부를 주도한 김혁, 항일 무장 투쟁의 선두에 섰던 오광선·이홍광 등은 시대를 대표하는 독립운동가 들이다.

이처럼 성지나 다름없는 용인이건만, 그간 역사적 사실에 대한 발굴작업이 미미한 것은 물론, 역사 현장에 변변한 기념 표식조차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용인항일독립운동 기념사업회를 비롯한 민간 영역뿐만 아니라 용인시와 시의회 등 제 관련 기관에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애국 독립운동에 대한 계승 및 성역화 사업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점일 것이다.

이 사업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최근의 독도 및 동북공정 파문으로 불거졌듯이 주변국과 여전히 영토주권과 역사 주권을 둘러싼 긴장과 갈등이 엄존하고 있다는 사실에 이르면, 호국정신 계승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또한 급격한 인구 증가로 주민간 이질감이 적지 않은 우리 용인으로선 지역 정체성 확보와 애향심을 갖도록 하는 얼과 정신이 있어야만 한다. 그 핵심 중 하나로서 ‘충의’의 상징인 용인 3.1운동 성역화 사업은 시급하기조차 하다.

다만 그 추진과정에서 몇 가지 재고해야 할 부분이 있다. 명칭에 있어서 ‘3.1운동 기념탑 조성사업’이란 사업명은 맞지 않다. 기념탑은 전체를 이루는 한 조형상징물일 뿐이다. 기본적으로 이곳을 3.1만세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선양하는 학습의 장이자 시민 공원으로 추진하고 있는 점에서 ‘용인 3.1만세운동 기념공원’으로 조성하되, 공식 명칭은 ‘용인항일독립운동 기념관’이 적절할 것이다. 순국열사와 애국지사의 위패를 봉안해 그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 뜻을 기리기 위한 사당은 기본 구조물에 포함되는 것이 마땅하다.

또한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의미 있다. 독립기념관이 국민성금으로 지어졌기에 더욱 자랑스러운 것이다.‘용인 항일독립운동 기념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이 사업을 펼쳐 나가자. 현재 이 사업 일정은 당초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중 착공, 내년에는 3.1만세공원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리고 시민공원으로 개장되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