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② 농·축협·산림조합장의 위상과 역할
조합장 철학·신념 따라 사업 방향, 역할 달라져
3·8 전국동시조합장선거, 다시 정체성이다

지역 농·축협과 산림조합의 가장 중요한 직위는 단연 조합장이다. 조합장의 철학과 신념에 따라 정체성을 유지하며 조합을 혁신하고 발전시켜 나가느냐를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농협은 목적에서 알 수 있듯 조합장 의지와 능력에 따라 조합원의 농업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 판로 확대와 유통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 자금 및 정보 등을 어떻게, 어느 정도 제공하느냐에 따라 지역마다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도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조합장은 조합 운영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지역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소비자와 생산자인 농민 사이 가교 역할을 한다.
지역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소비자와 생산자인 농민 사이 가교 역할을 한다.

지역 농·축협·산림조합 조합장은 해당 조합뿐 아니라 지역의 핵심 리더다. 지역 농·축협이 지역사회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당연해 보인다. 특히 도시조합보다 농촌지역에서 농·축협 조합장의 위상과 영향력은 도·시의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조합마다 규모는 다르지만 조합원과 준조합원을 합쳐 적게는 7000~8000명, 많게는 4~5만 명에 달한다. 12개 지역농·축협과 산림조합의 조합원과 준조합원 수가 어림잡아도 30만 명이 넘는다는 의미다.

용인농협 파머스마켓을 마켓 리모델링 2주년 감사 경품 이벤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용인농협 파머스마켓을 마켓 리모델링 2주년 감사 경품 이벤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농협의 주요 사업을 보면 지역사회와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지역농협은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공동출하와 판매를 위한 교육·지원부터 귀농·귀촌인의 농업경영 및 농촌생활 정착을 위한 교육·지원까지 9가지 교육·지원사업을 펼칠 수 있다.

경제사업 범위는 더 넓다. 조합원이 생산하는 농산물의 제조·가공·판매·수출부터 농촌형 주택 보급 등 농촌주택사업 등 다양한 경제사업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조합원의 예·적금 수입과 자금 대출부터 복권이나 상품권 판매 대행 등 신용사업도 할 수 있다. 나아가 복지시설 설치와 관리, 의료지원사업 등 후생복지사업도 주요 사업 중 하나다.

문제는 농업협동조합법에 명시돼 있지 않더라도 농협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그동안 지역농·축협과 산림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조합원에 의한, 조합원을 위한, 조합원의 농협’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농협의 기본원칙은 조합원들의 요구를 실현하는 것임에도 이윤 추구에 공을 들여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농민 조합원들이 수단에 길들여지다 보니 ‘환원사업을 얼마나 하는가’, ‘농자재는 얼마나 싸게 파는가’, ‘수매는 얼마나 비싸게 하는가’, ‘이용고 배당은 얼마나 주는가’ 등이 주요 관심사가 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조합원의 대표인 조합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조합원들은 농·축협이 지역농업과 축산업을 고민하지 않으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조합이 지역 농·축산업 발전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합은 소비자와 생산자, 농민들 사이에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속속 문을 여는 로컬푸드 직매장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사업에 있어 조합원을 고객이 아닌 농·축협의 주체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조합장들에게 ‘누구에게 이익인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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