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기업 증가 용인, 성장 속도 못 따라가는 환경
용인특례시가 2040년까지 인구 152만 명 규모의 대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환경 전반에서 위험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징후는 ‘2040 용인시 환경계획안’ 공청회에서 공개된 11개 환경 분야에 대한 진단에서 확인됐다.<용인시민신문 1298호 2면 보도>
용인시가 해결해야 할 환경문제는 특정 분야가 아닌 전 영역에서 고루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용인시 현황과 실태를 보면, 미래 세대가 짊어져야 할 환경부채를 여실히 드러낸다. 2040 용인시 환경계획 자료에 확인된 11개 분야별 현황과 실태를 2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임야 비중 높지만 개발 압력 높아 = 대도시 용인의 임야 비율은 52%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는 지켜야 할 ‘녹지’가 많다는 의미만큼이나 사라질 ‘위험’도 크다는 뜻이다. 500헥타르(축구장 약 700개) 이상 대규모 산림 패치(숲이 일정 크기와 특징을 가지면서 주변과 구분돼 분포하는 작은 숲 조각)가 8곳만 남았고, 보존가치가 높은 한남정맥·석성산 일대는 개발로 인한 단절이 우려됐다. 도시공원은 450곳이며, 어린이공원 189곳은 대부분 수지·기흥에 몰려 지역 편차가 크다. 자연환경 가치평가(국토환경성 평가)에서 ‘2등급 지역’이 가장 넓었지만 개발 압력이 지속되는 상태여서 현재 가치 유지는 어려질 전망이다. 시민 설문에서 자연생태 분야 최우선 정책은 ‘생태 보존·복원’이었다. 사실상 용인 시민들이 가장 먼저 위험 신호를 체감하고 있는 분야이다.
◇미세먼지 연간 474톤, ‘비산먼지’가 최대 배출원 = 미세먼지(PM2.5)는 지름 2.5㎛(머리카락 굵기의 약 30분의 1)에 불과해 폐 깊숙이 들어가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용인의 PM2.5 배출량은 연간 474톤이며, 가장 큰 원인은 ‘비산먼지’다. 비산먼지는 공사장이나 도로에서 흙먼지가 공기 중으로 날리는 현상으로, 공장 굴뚝만큼이나 큰 배출원을 차지한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업소는 약 700곳, 비산먼지 발생 사업장은 616곳이다. 수지·기흥, 처인 이동읍 덕성산단(용인테크노밸리), 기흥구 보정동·신갈동·영덕동 등은 오염 시설이 밀집된 지역으로 분석됐다. 페인트·도료·인쇄 공정에서 발생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은 미세먼지의 ‘2차 생성’에도 영향을 주는데,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으로 인한 배출 증가 가능성이 매우 높게 평가됐다. 시민들은 관련 정책으로 친환경 에너지와 교통수단 확대를 정책 과제로 꼽았다.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로 수질 관리 부담↑ = 용인은 53개 하천과 습지 13곳을 보유하고 있다. 수질은 전반적으로 ‘보통 이상’이지만, 신갈저수지의 총인(TP), 총질소(T-N)는 ‘나쁨~매우 나쁨’ 수준으로 나타났다. 총인·총질소는 하수·축산 폐수에 포함되는 성분으로 수초 번식과 녹조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로 인한 수질 관리 부담 증가도 과제로 꼽힌다. 해제된 지역에는 주거·산업단지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수질오염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인하수처리시설은 1만8천 곳, 하루 오수 발생량은 17만4천 톤이다. 이는 50m 수영장 70개를 하루에 채울 수 있는 양으로 관리 실패 시 하천 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은 물환경 분야 정책 중 ‘오수·폐수 단속 강화’를 최우선으로 선택했다.
◇토양·지하수 잠재 오염원 1600곳 = 토양측정망 15곳, 지하수측정망 13곳에서 기준 초과는 없었지만 잠재 오염원은 160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양과 잠재오염원 밀집도를 보면 처인구 포곡읍·모현읍 일대 지하수 오염 취약성이 매우 높게 나온 경안천 주변에 잠재오염원이 집중돼 있다. 잠재오염원에는 주유소, 공장, 세척시설 등이 포함되며, 상당수는 경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 주변에 몰려 있었다. 가축사육 농가가 많은 백암면도 지하수 오염 취약성이 높은 지역이다. 지하수 취약성은 하천·수변구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도로변 야간 소음 전 지역 기준 초과 = 도로변 소음도는 주간보다 야간 기준이 더 엄격하다. 그러나 조사 결과 도로변 전 지역이 야간 기준치를 초과했다. 일반지역도 일반주거지역과 사업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이 기준을 초과했다. 2024년 기준 소음 민원은 629건, 2025년 공사장 495곳이 운영 중이며 대형 공사 증가로 민원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소음·진동 배출업소는 857곳으로 5년간(2019년 대비) 약 19% 증가했다. 처인구 모현읍·포곡읍·유림동·이동읍·남사읍 등은 소음·진동 배출업소 밀집도가 높아 소음에 취약한 지역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