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윤 기자
김정윤 기자

11월 둘째 주가 지나자 기온이 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기온이 떨어진다는 것은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10년 전 수능 당일엔 교문 앞에 각각 학교의 학생들이 줄지어서 수험생 선배들을 응원하며 엿과 간식 등을 나눠주곤 했다.

하지만 이런 모습들은 3년간 볼 수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후배 학생들은 물론, 수험생들의 부모님 역시 학교 근처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저출산으로 인구는 점점 줄고 초고령화 사회가 시작됐다’는 뉴스가 종종 나온다. 용인시민신문에서도 몇 번이나 다뤘을만큼 인구 변화는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용인시에는 수능 응시생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용인교육지원청에 의하면 2020년 수능 응시생(1만 4270명)보다 2021년 수능 응시생(1만5409명)이 1천여 명 이상 많았으며, 2022년 수능 응시생도 전년도에 비해 465명 늘어 1만5874명이 수능시험을 봤다.

기쁜 소식이라고 해야 할까? 결론을 말하자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수능에 응시하는 학생 수가 늘었다는 것이 반드시 인구 증가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대부분 현역이라고 불리는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보다 재수생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인시에는 재수학원이 여럿 있다. 기숙이 가능한 기숙형 재수학원도 있어 타지에서도 용인시를 많이 찾고 있다.

기자의 지인 여럿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재수를 결심하고 용인시 모 기숙형 재수학원에서 공부를 한 경험이 있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은 청소년들에게 특히 적용되기 쉽다. 일반화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분위기에 잘 휩쓸리는 연령대가 대부분 10대이기 때문이다. 분위기에 휩쓸린다는 것이 꼭 나쁜 의미인 것은 아니다. 바로 ‘학군’과 연결시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녀가 유치원생이 되면 부모들은 한 번쯤 학군에 대해 고민한다. 맘카페라고 불리는 커뮤니티에서는 ‘oo동이 학업 분위기가 괜찮다던데 정보 좀 주세요’라는 유형의 글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학군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생기자 암묵적으로 초·중·고등학교 진학 시 집과 가까운 학교에 진학하는 게 당연했던 과거와 달리 특정 학교를 진학하기 위해 이사를 결심하는 가정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더 나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 좋은 학업 분위기가 형성된 학교를 보내기 위해서 등의 이유가 있지만, 결국 좋은 성적을 받아 좋은 대학을 진학하는 것이 목표인 셈이다.

성적이 좋은 학생이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보다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쉬운 것은 사실이다. 쉽게 말해, ‘공부 잘해서 성적 잘 받은 학생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 것이다. 누군가는 공평하지 못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에 우리 사회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를 인정하고 ‘농어촌 특별전형’이라는 입시 유형을 만들어냈다. 또 성적이 바탕이지만, 논술과 포트폴리오를 중요시하는 유형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또 다른 기회의 창을 열어주고 있다.

올해 수능을 치른 2004년생 학생들은 많은 교육 과정 변화와 코로나19로 대면, 비대면 수업을 오가며 온전히 학업에 집중할 수도, 고등학교 생활을 즐기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먼저 성인이 되고, 사회에 나온 어른으로서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12년간 치열하게 공부하고, 경쟁해온 용인의 수험생들에게 모두 그동안 참 고생 많았다고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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