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용인 체육 현실을 진단한다
시장과 친분·소통 내세우기도
시 보조금 의존 독립성 한계

민선 2기 용인특례시 체육회장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출마 예정자들의 물밑 음직임이 활발하다. 그러나 민선 체육회장 선거가 여야 정치권의 대리전으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용인시체육회장 선거 출마예정자와 관계자들이 17일 처인구선거관리위원회가 마련한 입후보 안내 설명회에 참석해 후보등록과 선거운동시 주의해야 할 점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용인시체육회장 선거 출마예정자와 관계자들이 17일 처인구선거관리위원회가 마련한 입후보 안내 설명회에 참석해 후보등록과 선거운동시 주의해야 할 점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회장 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후보는 5명 정도다. 실제 처인구선거관리위원회가 17일 마련한 ‘용인시체육회장 선거 입후보 안내 설명회’에 출마 예정자 4명과 대리인 1명이 참석했다. 다만 후보등록 신청 마감일인 12월 12일까지 20여 일 기간이 있어 최종 후보는 다소 유동적이다.

용인시체육회 이사로 있는 김도준 용인대 교수는 일찌감치 체육회장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민선 6기 정찬민 시장 시절 체육회 사무국장을 지낸 왕항윤 씨도 출마 의지를 다지고 체육계 인사와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종목단체에서는 출마 여부를 두고 오랫동안 고민해오던 이한규 용인시축구협회장이 출마를 굳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은 최근 종목단체협의회장직을 내려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분명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정채근 용인시골프협회장은 입후보 안내 설명회에 사무국장을 대리인으로 참석시켜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여기에 기흥구 서농동체육회장을 지냈던 오광환 씨도 출마 의지를 밝힌 상태다.

용인시체육회 홈페이지
용인시체육회 홈페이지

문제는 민선 체육회 선거 때에도 논란이 됐던 정치권 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민선 2기 체육회장 선거에도 나오고 있다. 체육회를 정치로부터 독립시켜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자는 법의 취지인 점을 감안하면 체육인들의 우려는 적지 않은 상태다.

이종훈 용인시소프트테니스연맹 회장은 “선거를 앞두고 시장과의 친소 관계 등을 내세워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출마예정자가 있는데, 시와 원만한 관계는 필요하지만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체육인들에게 그런 게 먹힐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민선 체육회이긴 하지만 재정적으로 온전하게 독립하지 못해 용인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보니 시장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도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없더라도 시와 원만하게 소통하며 체육을 발전시킬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고 말해 용인시 보조단체로서 한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한 종목단체 임원은 “체육회에 대한 비전과 철학이 아니라 회장은 시장 당선인과 코드가 맞아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민선 체육회로 전환된 만큼 시장과의 친소관계나 정치적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것은 용인시 체육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양승희 용인사랑스포츠포험 대표는 “2년 전 전·현직 시장의 대리전이니, 민주당과 한국당(현 국민의힘)의 정치인들이 선거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느니 하는 소문이 있었는데, 민선 체육회가 바로 서고 독립하려면 정치적인 이해관계로부터 단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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