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로 즐기는 김량장 이야기’ 용인시민신문 기획‧제작
8개월 걸친 조사연구 거쳐 용인 최대 전통시장 집대성
지역신문발전기금 활용…용인지역학 연구자 참여로 결실

용인 대표 전통시장 ‘용인중앙시장’을 입체적으로 집대성한 가이드북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두 배로 즐기는 김량장 이야기’다.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용인시민신문>이 기획하고 제작했다.

용인중앙시장 가이드북 ‘두 배로 즐기는 김량장 이야기’
용인중앙시장 가이드북 ‘두 배로 즐기는 김량장 이야기’

먼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살펴본다. 책은 크게 다섯 장으로 나눠 일목요연하게 김량장의 참모습과 가치를 느끼고 발길이 향하도록 했다. △‘길 따라 가는 중앙시장’ 편에선 백옥대로, 중앙로, 잡화골목, 금학천변, 순대골목, 만두골목, 반찬가게 골목 등 도로와 골목을 따라 걸으며 스토리가 있는 가게들을 이야기로 담고 있다. △ ‘시장사람들의 이야기’ 편은 기억전달자를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이다.

옛 지번 김량장 133번지를 중심으로 그 곳에 줄곧 살았거나 현재 남아 가게를 운영하는 세 명의 기억을 통해 김량장의 과거를 복원하고 미처 몰랐던 다양한 에피소드를 정리한 내용으로 채워졌다.

그들 기억 속에 묻혀있던 겹겹이 쌓인 전설같은 이야기를 전달받는 동안 “아!” 하는 감탄사와 “정말요?” 하는 반문이 연일 튀어나왔다는 게 현장 취재와 기록을 정리한 연구자의 후일담이다.

추억을 소환하고 적극 고증해준 한 명은 홍순석 전 강남대학교 인문대학장이다. 용인 지역학을 개척한 대표적인 학자답게 1960~1970년 대 시장에 대한 모든 기억을 끄집어내 상가지도까지 그려주는 열정을 보여줬다. 그 내용이 고스란히 이 책자에 실려 있다.

김량장동 문구거리에 대한 소상한 추억과 기억을 전달해 준 김태홍(67) 씨 역시 문구점 전성시대 ‘참새들의 방앗간’ 같았던 문구점거리를 누구나 상상할 수 있을 만큼 자세히 말로 그림을 그려줬다. 박영배(59) 전 중앙시장상인회장은 1980년대부터 줄곧 현장에서 지켜본 변화과정을 상세히 구술로 전달해 읽는 이들의 이해를 도왔다.

△ ‘김량장 체험하기’ 편은 체험거리가 있는 가게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바늘과 실뭉치’ ‘털실마트’ 등은 유료 또는 무료 수강을 통해 물건을 팔고 가르쳐주는 곳이다. 김량장축제 ‘나도 가수다’도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한다. 마을 실험실 형태로 운영되는 파일럿 프로그램에는 공모사업으로 참여기회를 얻는 다양한 팀들이 체험·전시 부스 등을 운영해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용인민속 5일장은 또 하나의 김량장을 상징한다. 팔거나 사기 위해 나오는 사람, 구경나온 사람 등이 어우러져 북적인다. 예나 지금이나 장날은 경제행위와 더불어 커다란 문화공간이자 난장이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임을 보여준다.

이 책에선 ‘김량장 용인전통시장’의 역사와 변천과정을 다뤄 그 깊이를 더해준다. 누군가 묻는다면 성남 모란시장 못지않은 김량장의 오랜 내력을 줄줄이 읊어줄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모든 사람들이 현재 시장 모습에 만족스럽진 않다. 일반시민들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김량장 중앙시장에서 무엇을 더 원할까. 이번 가이드북 제작작업은 미래 발전방향까지 담아냈다.

포토에세이와 사진으로 보는 김량장 코너를 통해 시각적 이해를 돕는 동시에 부록으로 담은 중앙시장 전체 상가목록은 후일 시장연구에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

지역연구자 10명이 김량장 가이드북 제작을 위해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역연구자 10명이 김량장 가이드북 제작을 위해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량장 가이드북 제작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공감은 연구진과 집필진을 하나가 되게 했다. 무엇보다 김량장은 급격한 도시화와 대형 체인형 매장과 브랜드에 밀려 용인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전통시장임에도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시급히 기록작업을 통해 그 가치를 보전해야 했다. 특히 용인 김량장은 지역경제의 중심지였으며 그 구성원 또한 중추적인 역할이었던 바, 이에 대한 정확한 기록과 기억 구술을 통해 지역의 귀중한 기록자산으로 삼고자 했다.

또 하나는 자원 측면이다. 전통시장의 부활은 상권을 이루는 상인들의 생존권 차원을 넘어 전통과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훌륭한 유산이다. 문화콘텐츠 자원이자 체험과 관광자원이기도 하다. 특히 근대문화 유산 복원 차원에서도 이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와 활용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두 배로 즐기는 김량장 이야기’ 가이드북 제작의 백미는 집단연구와 현장 조사 그리고 공동저술로 완성했다는 점이다. 지난 4월부터 지역연구자 10명이 중심이 돼 정기적인 강연회와 토론회를 갖는 가운데 주제와 활동방향을 정하고 집단지성을 발현하는 기회와 실험의 시간이었다.

용인중앙시장 가이드 북 제작을 위해 지역연구자 10명이 강연회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용인중앙시장 가이드 북 제작을 위해 지역연구자 10명이 강연회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강연회는 5회에 걸쳐 진행했다. △1차 송무경 (김량장의 발생과 변천사) △2차 김지혜(김량장 소상공인 구술사 채록 방안) △3차 김정희 (김량장 스토리맵) △4차 김도영 (점포 변천과 현황) △5차 김정희(김량장 포토맵의 현황과 제작 방향) 등이다. 올 5월부터 매월 1회씩 용인문화원 회의실을 이용했다.

토론회는 4회에 걸쳐 5월부터 8월까지 진행했다. △1차 발제 김지혜 토론 이은성 (가이드북 제작 설계안 △2차 발제 김정희 토론 송무경 (김량장 콘텐츠의 활용 방안) △3차 발제 이은성 토론 김도영 (김량장 개괄) △4차 발제 신학정 토론 이은성 (김량장 가이드북 제작 점검 및 토론)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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