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토 장종현 대표이사 
 

산업용 자동화제어장비를 제작하는 ㈜하우토. 사전정보가 충분치 않았던 회사여서 여러 가지로 궁금증이 컸다. 30대에 창업했다는 젊은 CEO뿐 아니라 일반 공산품 제조가 아닌 자동화 제조라인을 만든다는 것도 본 적이 없던 터였다.    

㈜하우토 본사 겸 연구소는 용인의 대표 비즈니스 랜드마크이자 첨단지식센터로 지어진 기흥구 소재 흥덕IT밸리에 있다. 21만2733m²(6만4351평)에 달하는 면적에 들어선 40층 건물엔 570여 첨단 기업들이 입주해 있고 공장 뿐 아니라 지원시설, 기숙사 등이 완비돼 있다. 이곳에 입주한 ㈜하우토는 주로 기구와 전장을 설계하는 연구인력이 상주한다. 

제조공정은 대개 동탄사업장에서 이뤄진다. 현장은 무균실처럼 출입자체가 엄격하다. 우주복마냥 오염과 먼지를 차단하는 복장을 착용하고서야 들어갈 수 있다. 20여 명의 젊은 기술자들이 10미터쯤 길이의 자동화 라인 조립에 열중이다. “전기자동차 아시죠? 핵심은 배터리죠. 예전엔 사람들이 직접 조립을 했었죠. 요즘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가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우리가 제작하는 자동화 공정을 거쳐 끝에선 완제품으로 나옵니다.” 장종현(43)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산전수전 다 겪은 1세대 CEO들의 전형적인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먼 미소년처럼 해맑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방에서 마주앉았다. “창업 계기요?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 최종 목표는 한번쯤 CEO가 돼 보는 거죠. 한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 때 해보자 싶었어요.  40대가 되면 어렵잖아요. 30대에 일을 저질렀죠.”

서울이 고향인 그는 용인과 깊은 인연을 쌓았다. 명지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취업한 곳이 용인소재 굴지의 중견기업 ‘로체시스템즈’이다. 10년을 근무했다. 반도체와 LCD 장비 분야의 튼튼한 기술력을 가진 그 곳에서 그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한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30대에 일을 저질렀죠.”

회사를 나온 젊은 벤처창업자 장종현 대표는 기흥구 동백동 일반 상업용 건물에 둥지를 틀었다. 음식점도 있고 당구장도 있는 허름한 건물 모퉁이에 사무실 겸 연구작업실을 꾸몄다. 창업자금 2억원은 집 담보대출로 충당했다. “혼자 시작했죠. 그 해 일본 회사와 업무제휴를 하는 한편 삼성전기(주) 협력업체로 등록했고요. 직원도 한 명 뽑았네요. 창업 첫 해 6개월 만에 6억 넘는 매출을 올렸어요.” 별것 아니라는 듯 표정변화 없이 말을 잇는다. “이전 직장에서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됐어요. 산업처리공정 제어장비 업종은 기술력에 따라 성장 속도가 빠르죠. 단가도 만만치 않고요. 1층 사업장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 제조공정은 수십억이 넘습니다.”

창업 다음해인 2011년, 장 대표는 중국 쪽으로 눈을 돌렸다. 몇 군데 중국 기업과 업무제휴 관계를 맺었다. 자동화시스템 사업부 영역을 확대하고 신규 아이템도 개발해 나갔다. 한 해 한 해 사업이 추가되고 직원도 늘려나갔다. 첫 발을 뗀지 7년차에 접어드는 사실상의 ‘신생기업’에 불과하지만 그 성장 속도는 숨 가쁠 정도로 가파르다. 벌써 임직원은 50명이 넘는다. 매출 역시 첫해보다 수십 배 성장했다. 현장도 기홍본사와 연구소 뿐 만 아니라 동탄사업장에 이어 중국 쿤산에 공장을 지어 진출했다. 중국 현지에 10명의 직원이 파견돼 일하고 있다. 전세계 LED 시장 규모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중국내 1차 협력사를 통해 생산제조설비 거래를 늘려가고 있다.  

사업영역도 커져 반도체, FPD, 바이오의료공정 자동화 설비 및 제조에 이르기까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야말로 비약적인 성장이다. 그러나 장 대표이사의 반응은 다소 싱겁다. “업계의 특성상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잘하면 빨리 클 수 있어요. 창업 10년 만에 1000억에 도달한 회사도 있죠.”

용인·동탄 사업장에 이어 중국 진출  
㈜하우토 역시 성장세가 만만치 않다. 창업 후 2년여를 창업기라 치면 2012년부터 3년은 도약기였다. 이 기간 동안 벤처기업 인증을 획득하고 전전하던 본사 및 연구소 사옥을 용인 흥덕으로 이전해 자릴 잡았다. 기업부설연구소 승격과 인증 완료도 이때 이뤄졌다. 중국 상해 주재원 파견과 쿤산 현지 영업소 운영에 들어가 것은 2014년의 일이다. 2015년부턴 회사의 성장기였다. 중국 수출도 본격화됐다. 

이처럼 성장세가 거세지만 장 대표는 그런 만큼 고민도 커졌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케파(capacity, 수용능력)는 100억 정도인 것 같아요. 그 이상의 시장개척과 회사관리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어요. 언젠가 대표이사 자리를 내놔야 하지 않나 생각해요.” 빙그레 웃으며 농담처럼 던지는 말 속에서 그의 고민이 묻어난다. 그는 대안으로 몇 가지를 선택했다. 대기업 출신으로 수주 마케팅 관련 이사를 영입했다. 또한 성장 전략도 수직 구조보단 계단식 발전을 꾀할 생각이다. 호흡을 고르고 정비하면서 내실을 다진 후 다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물류자동화가 대세인 요즘 LCD, 반도체, 의료, 금융,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첨단 자동화설비 제어 영역은 기술발전과 함께 수요도 늘고 있다. 사업전망도 밝다. 하지만 진입장벽도 높아져 간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처럼 경쟁이 치열하고 선점 업체가 있는 상황이다. 장 대표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자동차 부품 제조 공정이나 의료기기 공정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제2의 고향 용인에서 대학과 직장 생활을 거쳐 주거와 사업을 하고 있는 ‘반 용인토박이’ 장종현 대표이사. 그에게 앞으로 꿈은 뭘까. “의료기기 영역에서 당당하게 ‘메이드 코리아’로 앞선 나라들을 따돌리는 겁니다. 산업용 자동화제어장비를 제작 사업부문에선 미국, 일본, 독일이 앞서 있죠. 헬스케어 영역에서 우리 기술 수준은 ‘B급’ 수준에 불과해요.” 반도체하면 대한민국이듯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싶은 장종현 대표. 이를 의해 일본과 미국진출의 꿈을 키우고 있다. 

그는 도대체 어디까지 도달하고 싶을까.  “매출목표요? 별로 중요치 않아요. 회사명 ‘하우토’는 How to Automation’의 약자입니다. 자동화 업계의 ‘표준’이 돼 보고 싶습니다.” 그는 새로운 표준(New Normal)을 창조하고 싶어한다.

장종현의 경영노하우

끈기와 열정 “사업은 단거리 경쟁이 아니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기술개발을 해야 생존한다. 이를 위해선 개인과 조직이 끈기와 열정으로 뭉쳐야 한다.” 

소통과 배려 “기업의 경쟁력 가운데 하나는 빠른 의사결정이다. 이를 위해선 합리적 시스템이 구축되고 정보수집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관통하는 것은 소통과 배려다.”

선제적 대응 “변화를 빨리 읽지 못하면 뒤쳐진다. 변화에 대한 적극적 도전과 도전에 대한 용기가 필요하다.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켜야 한다. 선제적이고 적극적 대응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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