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새해계획을 밝힌다<2> 이우현 시의장

이우현 의장과 인터뷰는 상임위에서 추경예산안을 다루기 시작한 첫날인 지난 23일, 의장실에서 이뤄졌다. 이 의장은 시의 대규모 사업 등 지역현안과 관련해 집행부에 대한 인식 전환 필요성을 제기하며 “앞으로 행정연수보다 경영마인드를 키울 수 있는 기업연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집행부의 태도변화를 요구했다.

1년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와 관련해 현재 입장을 묻자 “아직 시간도 많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직접적인 대답을 피했지만 “목표 없이 사는 것은 의미가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해 자치단체장 출마를 부정하지 않았다.

- 작년 한해는 후반기 의장단선거와 단식 등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난 한해를 평가해 본다면.

“용인시의회는 작년 한해 100여건이 넘는 조례, 결의문과 건의문을 처리했다. 또 도의원들과 세미나는 물론 몇 차례 자체적으로 분과별, 위원회별 세미나를 했을 정도로 시민들 곁에 다가가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집행부에 대해서도 어느 해보다 철저히 견제하고 감시하려고 했다. 어느 지역이나 의장단 선거를 치른 뒤 후유증이 많은데 용인시의회의 경우 후반기 의장단 구성 후에도 의원간 잘 융화해 모두 열심히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하고 있어 의원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제일 바쁘고 일을 많이 한 해였지 않나 생각한다.”

- 올해 들어 한 시민단체에서 시의회를 모니터하고 있는데 시민단체의 시의회 모니터링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긍정적으로 본다. 처음 의회 모니터활동에 대한 요청이 있었을 때에도 쾌히 승낙했다. 다만 상임위원회에 들어가서 모니터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었지만 공무원들조차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자리가 비좁고, 밖에서 TV로 봐도 똑같기 때문에, 또 일부 의원들이 오해를 할 수 있어 못해 주었던 점 양해 바란다. 그동안 시민단체에서 의회와 의원들의 역할을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다. 그나마 조 의원과 삭발단식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의회에 직접 와보니 견제를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말을 들었다. 일부 문제점도 없지 않겠지만 시민단체에서 의원들이 잘못하면 지적하고 잘한 것을 평가해 주었으면 한다.”

- 5일간 진행하고 있는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효과에 대해 의문이 든다. 일부에서는 졸속감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5일동안 행정사무감사는 너무 짧다는데 동의한다. 서류감사만 해도 3일간 다 못한다. 그래서 사전에 위원회별 워크숍을 갖고 있고, 행정감사 기간이 아닌 사전에 먼저 현장을 둘러볼 수 있도록 주문하고 있다. 그렇다 해도 물리적으로 기간이 너무 짧다 보니 제대로 못한 게 사실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조사특위를 발동해서라도 중요한 현안은 별도 특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 올해 시의회 활동 가운데 삭발단식 농성과 재산세 인하 문제가 많은 시민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이 가운데 재산세율 인하 발의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용인시로 봐서 재산세를 인하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당시 재산세가 너무 올라 국민들 조세저항이 너무 컸고, 수지 구성 의원들의 경우 이를 이겨내는데 너무 힘들어했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재산세가 크게 오른 문제점 때문에 세율 인하를 결정했다. 시민들로서는 당장 세금을 내지 않아 좋아했겠지만 용인시에 해야 할 일이 많아 걱정도 했다. 기본적으로 조세라는 것이 평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이 벌면 더 많이 내야 하지만 근로자는 많이 내는데 있는 사람은 적게 내고 있는 것이 현실 아닌가 생각한다. 동부지역만 같아도 의원들과 시민들을 이해시키기 쉬운데 서부지역은 도로가 막히고 불편이 커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었다는 것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 의회와 집행부는 건강한 관계 속에 견제자로서 역할로 의회를 표현했는데 일각에서는 견제와 감시보다 협력자로서 역할이 더 크다는 지적이 있는데.

“의원 20명 가운데 특정 당 의원이 14명이다. 그럼에도 다른 시의회와 비교해 보면 의회가 집행부에 대한 견제를 100%이상 했다고 생각한다. 이전 1대부터 3대까지 의회와 비교해 이번 의회만큼 집행부를 강하게 견제한 의회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용인의 경우 개발이 한창 진행되다 보니 집행부를 너무 견제하다보면 시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시가 예산을 투입할 때 필요한 시설은 적극 돕고 문제가 있으면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게 의회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행정감사 때 술마시는 풍토가 없어진 것이 단적인 예다. 하루 아침에 모두 고쳐지는 것은 아니지만 협조할 부분은 적극 협조하면서 견제와 감시를 적절히 구분해서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 중·장기적으로 볼 때 시에서 가장 필요한 분야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시민들이 환경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용인에는 경안천을 비롯해 탄천, 오산천, 청미천 등 좋은 하천이 있다. 이들 하천을 공원화해서 친환경적으로 잘 가꾸면 용인에 멋있는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생각한다. 이제는 관광도 테마로 가야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13억 중국 관광객을 겨냥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 굴뚝산업은 이미 한계에 와 있다. 첨단산업 역시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나머지 인력을 소비할 수 있는 산업은 관광산업일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관광으로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또 난개발 오명을 벗기 위한 계획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반시설은 물론 지역특성에 맞게 도시계획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건물 하나를 짓더라도 용인에 오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육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 의회에서 시민단체와 주민단체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텐데 어떻게 접근할 계획인가.

“시민단체는 환경이나 교통 등 큰 틀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반면 주민단체는 해당지역 현안과 재산권에 역점을 두고 있는 듯해 아무래도 생각하는 게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의원들은 주민단체에서 요구하는 민원을 해결하지 않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시민들의 공익을 대변하는 단체를 소중하게 받아들여 자주 만나야 한다는 것이 본인 생각이다. 최근에도 시민(주민)단체를 만나 2시간동안 얘기를 들었는데 절대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이 다 맞는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 대화로서 충분히 의견을 교환하며 간격이 좁혀지고 용인발전을 위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 생각한다.”

- 그럼에도 시민단체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주민단체의 목소리가 많이 전달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단오하게)그렇진 않다. 주민단체 뜻이 정당하면 받아들이는 것일 뿐이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마음에 있지 않은 생각을 밝혀서도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매를 맞을 건 맞고 주민단체건 잘못 인식하고 있으면 단호하게 “그건 아니다. 잘못됐다”라고 얘길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사업에 대해 의원들 간에 의견이 분분하다. 때로는 공통의 목소리가 낼 필요도 있다고 보는데.

“의원들의 이해관계나 지역이 달라 모든 의견이 일치할 수 없다. 용인은 도·농복합시다 보니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서부지역 의원들의 경우 복지나 공원 도로 교통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주민들도 그것을 원한다. 반면, 동부지역은 각종 규제에 묶여 개발을 원한다. 레포츠공원, 기흥호수공원, 경전철 모두 필요한 시설이다. 문제는 투자인데 대형사업에 예산이 과다 배정되면 정말 시민이 필요로 하는 불편을 해소하는데 어려움이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기 때문에 의원들간 갈등이나 이견이 있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 레포츠공원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급하게 서두를 사항이 아니라고 본다. 영상단지도 마찬가지인데 용인시가 1천억을 부담하면서까지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MBC와 용인시가 공동으로 출자해 제3자 법인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민들이 걱정하는 것도 위험을 안고 많은 예산을 투자해야 필요가 있느냐 것 아닌가. 축구센터의 경우 사정은 다르다. 현재 적자를 보고 있지만 언론과 국민에게 용인시의 좋은 이미지를 홍보한 것만으로도 큰 효과라 생각한다. ”

- 지방분권을 강화를 여러차례 밝혔는데 아직까지 지방의회 권한에 대한 목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동부권 의장단뿐 아니라 전국협의회 차원에서도 인력 등 권한을 지방에 이양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음을 밝힌다. 의회만 놓고 보면 현재 의회사무국 직원조차 시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의원들은 무보수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지방분권 문제는 예산과 인력이 뒤따라야 하는데 예산과 인력 없이 업무만 넘어오는데서 비롯된다. 문제는 정부와 국회에서 권한을 놓지 않으려는 것 때문인데 아마 균형 차원에서 지역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전국에 맞추다보니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한다. 대통령은 지방분권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데 보좌진과 부처에서 지방의회와 자치단체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 시민들께 새해 인사 부탁한다.

“시민들도 올해처럼 2005년에도 용인시 발전에 같이 참여해주길 바란다. 의회 문은 항상 열려 있으니 의회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용인시가 난개발이라는 것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하나하나 해소하고 있다. 지하철 등 교통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는 2008년 정도까지만 견뎌내면 용인시는 좋은 시로 발전할 수 있다. 시민들 모두 건강하고 정말 가정에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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