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와니와 준하> 촬영지 담양를 찾아서
와니(김희선 분)는 그녀의 이복동생 영민(조승우 분)을 사랑했습니다. 맺어질 수 없었던 아픈 첫 사랑의 기억을 안고 있는 와니는 동화부의 애니메이터로 춘천에 있는 준하 집에서 머무릅니다. 영화 <와니와 준하>는 두 사람의 특이한 동거 이야기입니다.
첨으로 순정 영화를 표방한 영화, <와니와 준하>는 영상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특히 오프닝에서 와니가 차를 타고 달리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푸른 가로수 잎이 빽빽이 하늘을 메우고 그 잎 사이로 햇살이 내리쬡니다. 차를 타고 달리는 와니는 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바람을 느낍니다. 한없이 이어지는 가로수 길과 바람에 머리칼이 흩날리는 와니의 모습.
▲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 |
ⓒ2004 서은희 |
좁은 국도변을 가득 메운 이 가로수는 여름에는 짙은 녹음을 자랑하고 가을에는 빼어난 단풍을 그리고 겨울에는 흰눈이 소복이 쌓여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고 합니다. 이 길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 길로 지정된 바 있습니다.
ⓒ2004 서은희 |
다만 창문을 살짝 내린 채 바람을 느끼면서 그 길을 천천히 달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거 같습니다. 양 옆으로 쫙 뻗은 메타세콰이어 가로수를 느끼면서 달리다보면 어느덧 와니의 모습이 눈 앞에 선해집니다.
▲ 담양 대나무숲 |
ⓒ2004 서은희 |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달리다보면 대나무골 테마공원으로 향하는 샛길이 있습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대나무 공원인데 유료라는 점을 제외하면 만족스러운 곳입니다. 넓은 대지에 대나무를 빼곡이 심어두었는데 바람이 불면 대나무가 움직이는 시원한 솨아아~ 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 죽통밥 |
ⓒ2004 서은희 |
와니가 달리던 영화 속 길만 상상하고 담양까지 향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담양에서 대나무 관광을 한다거나 근처 가사 문학관이나 소쇄원에 들른다면 여행의 재미는 배가 될 것입니다. 사실 떠난다는 것 자체가 영화입니다.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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