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여행(6) 땅끝마을
ⓒ2004 윤돌 |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인생의 종착역을 향하여 무서운 속도로 돌진해 가듯 나는 땅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날은 저물어 하루의 끝을 향해가니 끝으로 가는 것이 참 많은 길이다. 땅끝으로 가는 길은 내게 올 한해를 돌아 보게 했다. 한해 참 바쁘게 살아 왔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무작정 내달린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얽어매고 나를 내몰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값지게 살기를 원한다. 치열한 삶, 그러나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와서는 바삐 살아온 사람이나 느리게 살아온 사람 모두 아쉬움을 느끼리라. 바삐 살았다면 왜 난 그렇게 정신없이 한가지에만 몰두하며 살아왔을까? 느리게 살아왔다면 좀 더 치열하게 나를 채찍질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들 것이다.
끝이란 말은 그래서 묘하다. 막다른 골목처럼 뒤돌아 걸어온 길을 살피게 되고 가야할 길이 없음에 아쉬워하는, 땅끝 또한 그런 곳이다.
▲ 땅끝 가는 길에 만난 바닷가에서 |
ⓒ2004 윤돌 |
밋밋한 바다 위로 지는 일몰과 달리 올망졸망 바다를 딛고선 섬들 사이로 지는 해는 따분하지가 않다. 해가 바다에 다가갈수록 섬들은 바다와 같은 어두운 색이 되고 하늘은 층층이 그라데이션을 이루며 바다에 가까울수록 붉은 색을 띤다. 땅끝에서 보는 일몰은 남다른 감흥을 준다. 저 바다 건너편에 있을 또 다른 땅의 시작에게 해를 건네며 배웅하는 기분이라고 할까?
ⓒ2004 윤돌 |
▲ 넓게 펼쳐진 바다에서 내일을 보다 |
ⓒ2004 윤돌 |
부둣가 앞으로는 작은 기암들이 솟아 있는데 그 사이를 헤치고 작은 배 하나가 다가온다. 작은 모터를 단 배는 주인 아저씨와 함께 세월의 풍파를 이겨낸 듯 짙은 세월의 색을 띠고 있다. 유유히 바다를 흐르는 작은 배, 그 배를 탄 아저씨는 욕심도 없고 화려함도 없이 세상을 헤쳐가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끼익끽 끼익끼익 흔들리는 파도 소리에 몸을 맞추는 저 작은 배처럼 나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 바다의 흔들림에 장단을 맞추는 작은 배 |
ⓒ2004 윤돌 |
▲ 마음의 닻을 내리고 소망의 글들을 담아보자 |
ⓒ2004 윤돌 |
▲ 푸르도록 시린 땅끝의 하늘 |
ⓒ2004 윤돌 |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나들목 -> 2번 국도(강진 방향) -> 강진 전 삼거리에서 우회전 -> 13번 국도(해남 방향) -> 해남 -> 13번 국도(완도방향) -> 방축사거리에서 우회전-> 77번 국도(땅끝 방향) 해남터미널(061-534-0881)에서 오전 6:00 - 21:00(30 - 1시간 간격 운행) *기자는 현재 틈나는대로 전라도와 충청도 일대를 여행하고 있으며, 이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 http://mm.intizen.com/sdori에도 실렸습니다 |
2004/11/16 오후 6:40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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