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만에 찾아온 아내의 모교인지 모르겠다. 감회가 새로웠다. 결혼전에는 아내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매일 찾아왔던 곳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학생들이 여기저기에 모여 앉아 있는 벤치에 앉으니, 젊은 그 시절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여보! 다시 학생 시절로 돌아가고 싶네요"라는 아내의 말에 "지금 와 있잖아요!"라고, 다소 썰렁한 말을 건넸지만, 마냥 아내의 입가는 웃음으로 가득해 보였다.

"그때 그 교수님은 아직 계실까?"

연신 아내는 변경됐을지도 모르는 전화번호를 누르고 있었다.

"교수님이세요. 저 OO에요."

아내의 목소리를 알아들으셨는지, 교수님은 반갑게 맞아 주었다. 한사코 교수님을 보러 같이 가자는 아내를 혼자 보냈다. 몇 십분 뒤에 돌아온 아내의 모습은 마치 학생 시절의 모습 같았다.

양손에 자판기 커피를 들고 나타난 아내는 어린 학생들처럼 낙엽을 밟으며 걸었다. 두 번, 세 번 주위를 맴돈 후에 손을 잡고 걸으면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 대학가에도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2004 윤대근
총학생회가 학교 건물 담벼락에 적은 문구가 새롭게 느껴졌다.

▲ 붉게 물든 나무 사이로 어둠을 밝히는 가로등이 돋보입니다.
ⓒ2004 윤대근
학교에 찾아든 가을의 냄새가 여기저기 온통 붉은색으로 단장
하고 있었다.

▲ 학우들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2004 윤대근
다정하게 지내던 그때 그 시절의 친구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 학교 뒷산에 올라 수다를 떨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2004 윤대근
학교 뒷동산에 올라 도시락도 먹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렸던 기억이 난다.

▲ 벤치에서도 가을이 느껴집니다.
ⓒ2004 윤대근

▲ 후보 선수인가? 뛰지 못하고 쳐다보기만 하네요.
ⓒ2004 윤대근
한참을 스탠드에 앉아 지켜보던 한 학생이 답답했는지 일어서서 소리를 지르더군요. "제대로 공 못 차!"라면서….

▲ 운동장 스탠드에도 가을은 찾아 왔습니다.
ⓒ2004 윤대근
내년 가을에는 아이들과 함께 와야겠다. 도시락도 준비해서.

▲ 낙엽이 쌓인 벤치에서의 한가로운 모습.
ⓒ2004 윤대근

▲ 아이들도 엄마 모교를 따라 왔나 봅니다.
ⓒ2004 윤대근

2004/11/03 오후 7:36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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