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선리사람들]가을 맞는 월선리의 풍경

▲ 70에 가까워도 김택규할아버지의 도리깨질은 힘차다.
ⓒ2004 김대호
벼 익는 들녘에 달이 뜨면 은하수가 따로 없다. 누런 이삭사이로 반디불이는 왜 저리도 날아다니는지 달빛이 부서지는 것 같다.

여기저기 성근 콩각지 터지는 소리에 농부의 도리깨질은 바쁘다. '사각사각' 벼베는 소리, 여치 우는 소리, 잠자리 날개 파닥이는 소리까지 월선리의 가을은 익어간다.

사람들이 가을에 빠져 세상사 ‘우울한 것들’ 잠시 잊고 쉬어갔으면 좋겠다. 그리운 것들, 추억할 것들이 많아져서 가을을 타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가슴 아린 사랑이라도 좋으니 이 가을 누구든 꼭 한번 사랑에 빠져보라고 권하고 싶다.

▲ 초가지붕 앞 코스모스길은 옛시절 고향집 같다.
ⓒ2004 김대호
‘또르르’ 망울져 떨어지는 찻물을 받으며 잔 위에 들꽃 한 송이 띄우면 그 향기 따라 ‘시름’도 허공으로 사라진다. 마주할 ‘차 벗’이 코스모스, 부용화, 꽃무릇, 보라나팔 이런 꽃들에 대한 추억이 있었으면 더욱 좋겠다.

월선리에 ‘참말로 여럽게(정말 부끄럽게)’ 가을이 익는다. 수줍은 회오리바람을 타고 ‘뎅뎅’ 풍경이 운다. 오늘은 그리운 사람이 찾아오려나 보다.

▲ 도예가 김문호씨는 떨어지는 담쟁이잎 쓸기에 바쁘다.
ⓒ2004 김대호
▲ 서당집 처마에는 조롱박이 익었다.
ⓒ2004 김대호
▲ 토담집 마루엔 서울사는 아들네 보낼 호박이 수북하다.
ⓒ2004 김대호
▲ 도예가 윤숙정씨 담벼락엔 부용화가 한창이다.
ⓒ2004 김대호
▲ 박동석 이장댁 논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추수가 시작됐다.
ⓒ2004 김대호
▲ 초가지붕 아래선 풍경소리가 수세미를 탄다.
ⓒ2004 김대호
▲ 쥐밤도 따순 가을볕에 입을 벌렸다.
ⓒ2004 김대호
▲ 현씨형님네 마당엔 단감이 익는다.
ⓒ2004 김대호
월선리예술촌 카페 주소는 cafe.daum.net/wallsunri 입니다.

2004/09/22 오전 9:52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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