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화낙원’ 입지예정 원삼면은 지역특색과 거리감…집행력 갖춘 조직체계 필요

본지는 3주에 걸쳐‘중국문화낙원 유캄를 둘러싼 비판 여론의 원인을 분석하고 용인시의 문화관광정책에 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지면을 마련하고 있다.

마지막 순서로 「용인관광비전21」종합계획 마련에 참여한 바 있는 관광전문가 박기홍연구위원(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관광정책연구실)에게 용인의 관광정책 추진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들어보았다.

이 인터뷰는 서면, 전화로 진행됐으며 본인의 요청으로 사진을 게재하지 않음을 밝혀둔다.

△지자체의 세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차원에서 관광산업에 대한 지자체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환경파괴는 물론 단체장에 따라 전시성 사업도 무리하게 추진되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지자체의 관광정책은 어떠한 방향으로 추진돼야 하는가.

=일정 정도 그러한 현실을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보다 환경적이거나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측면에서 노력을 보이고 있다. 관광은 삶의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주5일근무제 도입에 따라 관광의 개념이 당일 여가 활동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지역의 입장에서 경제적인 측면 뿐 아니라 생활여건이나 주민의 삶의 질, 지역의 잠재적인 자원을 발굴해 활용한다는 면에서 관광의 역할과 비중이 확대되는데 주목해야 한다. 또한 관광산업은 유형이든 무형이든 국가나 지역이 보유한 모든 요소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무한하고 다양한 잠재력을 지닌다.

최근 지방화시대의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개념에서도 관광정책의 비중은 매우 크다. 지역 나름대로 역사적, 문화적 특색을 지니고 있고 차별화된 생산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관광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고 이것을 지역발전과 연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관광 진흥이 모든 지역에 있어서 최우선 순위가 아니고, 또 반드시 지역 발전과 직결된다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상대적인 경쟁력이나 특화 측면에서 지역의 총체적 여건과 잠재력을 잘 판단해서 지역에 맞는 정책 비중과 수준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중국문화낙원’은 용인시의 기존 자원이나 정책과 맞지 않는 대규모 사업이며 역사의식조차 없는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이 사업에 대해 유치 자체를 놓고 단순한 찬반을 가리기에 앞서 그것이 용인시와 지역주민 그리고 기존의 관련사업체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 사전 검토가 충분히 있어야 하고, 타당성이 있다면 지역민의 공감과 지원 속에서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 전략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것을 개발한다는 것은 그것이 기존의 관광사업 또는 자원과 서로 보완 관계가 돼야지 내부(용인)에서 제살 깎아 먹기 식의 소모적 경쟁관계가 되면 투자에 비해 수익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 그래서 정확한 판단과 분석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의 고구려 문화에 대한 최근 반응은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역사왜곡이 분명하다. 그래서 용인시민의 반대여론이 그러하듯 국민(시민)의 정서에 반할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 반대가 우선시 돼는 것은 우려스럽다. 최근 강화되고 있는 주변 국가들의 국제관광 경쟁력 강화 추세와 일반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글로벌화 차원에서도 실리적이고 현실적인 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 역사적인 문제는 그 문제대로 주장하고 해결해야 할 일이다.

또한 중국문화낙원은 현재의 개략적인 개념으로는 입지예정지로 거론되고 있는 원삼면의 지역특색과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진다. 원삼면은 자연친화적 환경과 지역특산물 등에 근거해 관광정책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의 특색을 살리고 지역산업 생산구조와 연계한다는 부분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도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어떻게 짜 넣느냐에 따라 조화의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2001년 발표된 「용인관광비전21」은 기존 문화관광시설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개발계획(예를 들면 10대 테마공원, 이동호, 용담호)으로 용인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 당시 이 보고서의 정책을 총괄했던 책임연구원으로서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두고 추진했는가.

= 「용인관광비전 21계획」 당시 전제는 용인이 수도권을 배후 시장으로 한 지리적 접근성이 우수하고 주5일 근무 확대에 따른 여가관광수요가 증대할 것으로 예상, 특히 교육과 학습을 목적으로 한 가족단위 중심의 체험관광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적 대응체계를 갖춘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 인지도 높은 에버랜드나 민속촌 등을 핵심 유인 매력으로 활용하고 이동호, 용담호 등을 특화관광지구로 신규 개발해 용인시의 새로운 수변관광매력을 창출하며, 박물관, 테마관광마을 등을 활성화하고 지역주민의 생산 활동과 관광을 연계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용인시의 구석구석이 관광객이 머물 수 있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꺼리를 제공하는 주말체류형, 가족체험형 관광목적지로 변모시키고자 했다.

최근 지역균형발전위원회 등 정부기관에서 조사한 설문 결과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주말 여행행태가 당일 관광보다 숙박 관광이 훨씬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주5일 근무가 이번 달부터 본격 시행되는 점을 고려할 때, 관광비전21안에 따라 사업이 추진됐다면 현재 급증하는 국민관광수요 변화에 아마도 지자체로서는 가장 발 빠른 대응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답변에서도 잠깐 언급됐듯이 용인시가 4억원의 예산을 들여 의욕적으로 추진한 「용인관광비전21」안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면서 용인시의 관광정책에 대한 의지와 장기 비전이 실종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일부 집행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실종됐다는 표현은 지나칠 수 있다. 또한 특화관광지구 개발과 같은 일부 사업은 용인시의 의지보다는 개발과 관련된 법적 제약 등의 외부요인으로 아직까지는 계획추진 자체가 한계가 있는 것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단체장)이 어느 정도 관심 있게 기존 용인시의 관광정책을 검토하고 여기에 기초해 새로운 정책수립을 고민했는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아직까지 단체장이 바뀌면 기존의 정책을 평가하고 추진 중인 사업을 관리하기에 앞서 새로운 정책과 사업을 구상하는 경우가 많다. 새것을 찾아 대규모 개발을 해야 한다는 판단에 앞서 기존의 관광정책을 재확인하고 (정책을)거르는 과정이 분명 필요하다.

기존의 것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성과를 볼 수 있도록 그 결실을 맺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사전 숙지가 필요하고 시기적 접근이 필요하다. 잘 관리하고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속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업적 위주로 흐르면 기존의 정책을 이어받을 경우 성과가 안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은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는 것보다 오히려 기존의 정책을 지속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의 관광 정책이 공공 개념과 경제적 개념을 포괄하기 위해 어떠한 방향으로 추진돼야하며 용인시 관광정책 추진에 대해 조언한다면.

=생산적인 협력관계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공공부문은 환경 여건을 조성해 놓고 법, 제도적인 여건과 환경이 어우러져 그것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국제적인 관계의 가교역할이 강조돼야 한다. 사업부문에서는 지역의 공익적 성격과 민간 투자를 유발할 수 있는 경제적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적인 측면에서 지역의 대학, 시민단체 등의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잘 청취하고 수렴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러한 것들을 추진할 수 있는 안정적인 조직이 뒷받침돼야 한다.

시 공무원은 정해진 제도적 틀 속에서 사고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융통성이나 탄력성에 한계가 있다. 공공부문에서는 지역사회의 편익이 중요시되는 반면 사업체나 투자가의 입장에서는 경제수익 창출이 당연히 중요하지 않나. 때문에 이러한 양자의 이해관계를 절충하고 대안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조직도 필요하다.

용인은 관광산업의 비중이 크므로 회의만하는 조직이 아니라 의사결정, 그 결정에 따라 추진하고 집행력을 가질 수 있는 조직체계가 필요하지 않을까. 예를 들면 외부인사를 중심으로 한 위원이 참여하고 지역주민대표, 사업자 등이 모여 협력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중국문화낙원의 경우도 역사적인 요인이 반감으로 크게 작용했지만 기존 에버랜드, 민속촌 등이 지역에 기여를 하지 못한다는 시민들의 부정적 입장도 반영한 듯하다.

시민들은 새로운 관광산업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오히려 역사적인 부분이나 감정적인 부분을 부각시켜 반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그래서 어떠한 것을 추진할 때 지역사회와 연계한 기여도를 전략적이고 정책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아이디어 등을 낼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또한 행정력의 강화도 요구된다. 전문성뿐만 아니라 관광산업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현재 용인시의 관광산업 비중으로 볼 때 상대적으로 행정조직과 추진력이 약화돼 있을 수 있다. 행정 조직의 규모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기홍에 관해…

▲학 력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관광학과(박사)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관광학과(석사)
·한양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관광학과

▲경 력
·울산광역시 월드컵준비자문평가위원회 위원(현재)
·감사원 국책사업 감사단 위촉감사관
·제2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 추진위원
·APEC 연구컨소시엄 운영위원

▲연구 실적
[ 2000 ]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광교류 활성화 전망과 과제”, 북한연구학회,「2000년도 하계학술회의 자료집」, 2000. 7.(이연택 박기홍 공동)
·“월드컵 마케팅은 관광마케팅이다”,「월드컵 마케팅전략과 활용방안」, 한국마케팅학회 심포지움 자료, 2000. 6.
·“외래관광객 유치활성화 방안”
·컨벤션전담기구 설립 및 운영방안
(문화관광부 기본과제 : 연구책임)
·용인관광비전 21 종합계획 (용인시 수탁과제 : 연구책임)
·제2차 관광개발 기본계획
(문화관광부 용역과제 : 공동연구책임)

전자영,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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