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관련된 직업을 알고 계신가요?” 라는 질문을 하면 대부분 바리스타를 말씀하실 것이다. 흔히 알고 있는 바리스타(Barista)는 이탈리아어로 바에서 커피를 제조하는 사람을 뜻한다. 바리스타는 전문적인 직업으로서 커피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제조기술, 그리고 다년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숙련된 커피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부터 커피의 유행과 함께 무수히 많은 커피숍이 생겨났고, 그로 인해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커피를 교육하는 업체 또한 많이 생겨났다. 그러다 보니 전문적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이 아닌 취업을 목적으로 한 자격증 취득 위주의 교육이 되었다. 이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바리스타라는 직업은 전문 직종이 아닌 접근하기 쉬운 직업으로 변질되었고, 쉽게 선택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는 커피와 관련된 직업에 대해 몰랐을 분들을 위해 전문적인 직업을 소개하고, 필자들이 현업에 종사하며 느꼈던 현재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그들로 인해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먼저 한 잔의 커피가 완성되기까지 그 과정 안에는 여러 분야 커피 전문가들이 그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문직업의 처음은 커피나무를 심어 커피체리를 재배하고 가공하는 직업인 커피 생산자가 있으며, 이들 농장을 컨설팅하는 농장 컨설턴트가 있다. 이들은 커피나무의 품종, 가공방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다년간의 풍부한 경험이 필요하다.

생산자에게 생두를 구매해 수입하는 직업으로 그린빈 바이어와 질 좋은 생두와 우수한 품종을 찾아다니는 커피헌터가 있다. 이들은 커피농장과 조합에 장기적인 관계를 맺고, 농부로부터 생두를 구입한 후 피드백을 주는 역할도 한다.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직업으로 앞서 ‘커핑’ 부분에서 언급했던 커피감별사(Cupper)가 있다. 이들은 커핑을 통한 테이스팅에서 커피 고유의 맛과 개성을 알아보고 품질 정도를 측정하며 전문적인 과정을 통해 큐 그레이더(Q-Grader)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소비자에게 한 잔의 커피를 제공하기까지 많은 전문가들의 손길이 미친다.

또한 로브스타 품종의 경제적인 면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 로브스타 전문 감정사도 있는데, 알 그레이더(R-Grader) 라고 불린다. 이러한 과정은 꼭 커피 생산국에 필요한 직업이 아닌 커피 제품의 개발, 생두 구매, 원두의 품질을 관리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이 가능하다.

그 다음으로 지금은 많이 알고 있는 직업인 커피 로스터(Roaster)가 있는데, 로스터는 다양한 향미를 지닌 커피가 그 매력을 잃지 않고 생두에서 원두로 재탄생되는 커피 로스팅을 전문으로 하는 직업이다. 로스터는 생두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원하는 맛을 구현할 수 있도록 수많은 로스팅과 테이스팅을 통해 풍부한 경험을 갖춰야 한다. 로스터의 역할이 커피의 가공 과정 중 마지막이라 할 수 있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큰 커피회사에는 커퍼와 로스터들 사이에 흔치 않지만, 커피 블랜딩(Blending) 전문가인 블랜더(Blender)라는 직업도 있다. 블랜더는 각 종류의 생두 특징과 부족한 점을 조화롭게 섞어주는 직업인데, 블랜딩 데이터와 항상 균일한 품질을 맞추는 일을 하기 때문에 이 또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의 직업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커피와 연관된 직업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바리스타가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바리스타는 최적의 커피 맛을 내기 위해 앞에 언급한 직업들의 지식을 어느 정도 고루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커피산지와 로스팅 그리고 머신까지 해박한 지식을 지녀야 제대로 된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

바리스타는 기본적으로 서비스직이기에 손님들이 만족할 수 있는 한 잔의 커피를 전달해야 하므로 서비스 마인드 또한 중요한 요건이다. 또한 커피숍 메뉴에 따라 에스프레소 머신뿐만 아닌 매뉴얼 드립인 페이퍼 드립, 사이폰, 에어로프레소, 이브릭 등의 다양한 도구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요즘은 바리스타 영역 내에서도 전문적으로 직업이 분할되고 있다. 에스프레소 추출만을 전문으로 하거나, 브루잉을 전문으로, 또는 라떼아트만을 전문으로 하는 등 각각의 분야에 집중해 전문적인 직업으로 분할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 커피와 관련된 직업으로는 커피머신을 개발하고 수리하는 머신 엔지니어, 커피전문점과 카페의 창업을 도와주는 전문 컨설턴트, 카페 인테리어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인테리어 전문가, 커피 메뉴와 레시피를 연구하는 기관과 연구원, 마지막으로 많은 커피를 찾아다니고 테이스팅한 후 자신의 평가를 글로 집필하는 커피 평론가도 있다.

이렇듯 커피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전문적인 직업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의 1년 커피 소비량에 비해서 커피와 관련해 종사하고 있는 사람은 많으나, 전문적으로 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커피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필자들이 봐도 참으로 안타깝고 아쉬운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교육 시스템 필요가 첫 번째이다. 커피에 대한 직업을 찾고 있거나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지녀야 할 ‘장인정신’이라는 정신적인 마음가짐이 두 번째가 아닐까 한다. ‘장인정신’이라는 말이 쉽고 편하게 삶을 살고자 하는 지금의 우리에겐 어울리지 않는 단어일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과 목표가 있다면 한번 뒤 돌아보기를 바란다. 내 직업에 있어서 열정과 끈기 있는 노력, 그리고 내 직업에 얼마나 많은 애착을 갖고 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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