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교)협동조합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경기도 용인시에 교육협동조합이 6곳이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름은 들어 봤어도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지 못한다. 그냥 학교 매점 정도로 알고 있을 것이다.

세상은 점점 개인이 아닌 공동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동체라 하면 마을공동체 정도로 알고 있다. 우리지역에 있는 공동체로 교육경제공동체인 교육협동조합이 있다. 교육협동조합은 학교를 중심으로 학생, 학부모, 교직원, 지역주민이 함께 협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윤리적인 경제 활동 및 소통과 나눔의 교육의 장으로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사회적협동조합 형태의 교육공동체이다.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끝자락에 자리 잡은 현암고등학교에는 교육협동조합 두레바우가 있다. 전교생이 600명이 안 되는 소규모 인문계 고등학교다. ‘두레바우’란 이름은 학생들의 공모를 통해서 정해졌다. 두레는 협동을 뜻하는 순우리말이고, 바위의 순우리말인 바우를 합쳐서 생긴 명칭이다.

2015년 학생회장 후보의 “우리 학교매점 만들자!” 라는 당돌한 공약 하나로 설립됐다. 2016년 개소식과 창립총회를 열고 두레바우는 첫걸음을 내딛었다. 2021년 두레바우는 창립 5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두레바우는 학생들에게 안전한 먹거리와 사회적경제 교육을 통해서 사회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공간이다.

교육협동조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교육과 체험활동이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이사회에서는 누구나 1인 1표를 행사하며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 학생들은 이사회를 통해서 민주시민교육을 배우고 익힌다. 매주 학부모 조합원들과 함께하는 회의에서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교육협동조합인 두레바우 사업에 대한 의논과 개인의 소소한 생활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는 사랑방 역할과 학부모 아카데미를 통한 자기 개발의 공간이다.

두레바우 안에서는 누구 엄마가 아닌 누구 씨로 불린다. 내 자신이 변해야만 우리아이가 변한다. 내가 안정되고 희망이 생기니 자연스럽게 아이들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경험하게 된다. 두레바우 사업 중 두 가지 대표사업이 있다.

첫 번째는 신입생 체육복 사업이다. 제조업체와 직거래를 통해서 옷감이 좋고 디자인이 세련된 체육복을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 올해로 3년차를 맞이하는 체육복사업은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으면서 명실상부 두레바우의 대표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두 번째는 두레바우 동아리의 소셜벤처(사회적경제) 교육이다. 올해는 경기도교육청 공모를 통해서 1·2학년을 대상으로 동아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교육을 통해서 사회적 경제를 공부하고 소셜벤처공모전에 나가서 상을 받은 학생들에게 종자돈을 주어서 사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한다. 앞으로 10년을 바라보고 소셜벤처 교육을 실시해서 현암고등학교하면 두레바우 동아리 소셜벤처라고 모두 알게 되는 게 목표이다.

교육협동조합은 자랑할게 정말 많다. 우선 매점이 있어서 학생 모두가 즐겁다. 학생들이 학교에 오고 싶은 매개체가 된다. 학생들은 교육협동조합이 학교 안에 있어 즐겁고 행복하다. 행복해하는 학생들을 보면 선생님들도 행복해진다. 교직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응원으로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다. 또한, 교육협동조합 두레바우의 수익은 학생복지와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매년 체육복사업과 매점 사업으로 창출된 수익을 학생들 장학금과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학부모 조합원들은 기부하고 올 때마다 “우리, 돈 많이 벌자! 기부 많이 하게.” 서로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사업을 확대해서 수익을 많이 내고 싶단다.

두레바우는 학생들의 사회적경제 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학생들이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했을 때 공정함을 알고 배려하는 마음을 알았으면 하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협동조합 만들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협동조합이 학교마다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혼자 꾸면 꿈이지만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 꿈꿔서 현실로 만들고 싶은 게 소망이다.
/윤인정 독자위원(현암고 마을교육공동체개방형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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