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극진히 모시라는 의미로 생각” 

박영미씨는 30년간 시할머니와 시어머니를 모셨다.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에 사는 박영미(53)씨는 6일 용인시청 에이스홀에서 열린 ‘제49회 어버이날 기념 표창장 수여식’에서 경기도지사 훈격의 효행자 표창을 받았다. 30여 년 전 전남 해남 땅끝 마을에서 용인으로 시집 온 박씨는 시할머니와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농사일까지 거들었다. 더불어 세 자녀까지 무탈하게 키워내면서 마을 어른들의 칭찬이 자자했단다.

이렇게 대가족 살림을 이끌어온 박씨는 17년 전 시할머니와는 사별했지만 여전히 시어머니를 봉양하면서 농사일은 물론 집안일까지 돌보고 있다. 그의 한결함을 알아 본 한 마을 주민이 그를 효행자로 추천하면서 효행상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누가 자신을 추천했는지 모른다는 박씨는 여전히 얼떨떨하단다.

“제가 한 것도 없는데 상을 타게 돼서 민망합니다. 어머님께는 부끄러워서 상 탔다는 말도 못 드렸어요”

시할머니 살아계셨을 땐 4대가 함께 살았다는 그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식사를 준비했다. 지금도 새벽잠에서 깨 농사에 나선다는 박씨는 힘들기 보단 자신이 손수 준비한 식사로 식구들이 하루를 시작해 좋다고 한다. 할머니, 어머님이 자신을 예뻐해서 힘든 지도 몰랐다는 박씨.

“지금은 경로당이 있는데 예전엔 없었어요. 그때 할머니 친구 분들이 다 저희 집에 모이셨어요. 그때마다 다과를 준비해서 드렸는데, 지금은 대부분 돌아가셔서 볼 수 도 없네요. 가끔 그 시절이 생각나요”

누군가의 추천으로 우연찮게 상을 받게 됐다는 그는 “더 극진히 모시라는 의미로 생각하겠다”며 겸손함을 드러내며 노인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코로나19로 노인 분들이 더 힘들 것 같아요. 집안에 어르신이 계시면 한 마디라도 더 붙이고 말벗이 돼 드리면 덜 적적해 하시지 않을까요? 힘든 시기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가정의 달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시는 경로효친 사상을 확산하고 효행을 꾸준히 실천해온 시민들의 공로를 칭찬하기 위해 효행자와 장한어버이 표창을 해마다 수여하고 있다. 수상자는 앞서 각 읍면동이 추천한 후보자 가운데 현지조사와 공적심사 등을 거쳐 선정한다. 효행자 표창은 부모를 존경하고 정성과 예의를 다해 모신 이들에게, 장한어버이 표창은 자녀를 건전하게 양육해 모범적 가정을 이룬 이들에게 시상한다. 올해는 박영미씨를 포함한 효행자 26명과 장한어버이 15명 등 총 41명이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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