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보존해야 할 용인의 생태자산

동도사에서 바라본 이동저수지, 용인8경의 한곳으로 해념이 명소이기도 하다.

우리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다양한 것을 얻고 있다. 맑은 물, 깨끗한 공기부터 먹을거리, 목재, 휴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렇듯 자연은 인간이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복지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며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게 우리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받는 혜택을 ‘생태계서비스’라고 한다.

생태계서비스는 크게 공급·조절·문화·지지서비스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를 테면 공급서비스는 음식 등 식량, 목재와 같은 자원, 천연약재, 식수, 풍력발전을 통한 친환경에너지 등을 주고 있다. 또 자연은 대기질 조절, 수질정화, 기후조절, 홍수 등 자연재해, 수분, 소음차단 등의 서비스를 인간에게 제공하고 있다. 바로 조절서비스다.

자연은 문화도 제공한다. 경관가치, 여가와 관관, 교육, 예술적 영감, 휴식과 건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토양형성, 생물다양성과 새 등의 서식처 등을 제공하는 지지서비스 기능도 갖고 있다.

자연은 인간에게 다양한 서비스 제공

생태계 유형에 따라 특성이 저마다 달라 제공되는 서비스에도 차이가 있다. 거주 환경이나 선호에 따라 사람마다 원하는 생태계서비스가 다를 뿐 우리는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받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자연자원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생태계서비스 변화가 인간 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환경정책의 의사결정과정과 연계하기 위해 2017년부터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생태계서비스 간이평가를 해왔다. 용인환경정의도 지난해 생태계서비스평가 사업에 참여, 용인지역의 소중한 생태자산 50곳을 선정하고, 평가하는 활동을 했다. 생태계서비스 평가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생태자산’은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생물이나 비생물적 구성 요소와 기타 환경적 성분으로 구성돼 함께 기능하는 공간영역 또는 속성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다양한 혜택 즉, 생태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일컫는다.

용인환경정의는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생태자산 50곳을 10명의 지역활동가가 두 곳씩 교차 평가하는 방식으로 생태서비스에 대한 간이평가를 진행했다. 이정현 용인환경정의 사무국장은 “생태서비스평가를 통해 용인의 수많은 생태자산을 발굴하고, 평가하거나 재평가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국립생태원은 2017년부터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생태계서비스 간이평가를 시행해 왔는데, 이는 그 지역에서 오래 살면서 사계절을 보고 변화를 살펴본 시민들이 참여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용인환경정의

는 시민들로부터 추천을 받은 생태자산을 찾아 생태계서비스 지표별로 평가를 진행했다.

용인환경정의가 생태서비스 간이평가를 진행한 용인의 생태자산 62곳(2020년 50곳, 2021년 12곳)과 선정이유를 살펴봤다.

습지·공원녹지·역사유적·산림 등 유형 다양

지속적인 개발에도 불구하고 도·농복합도시 용인은 다양한 유형의 생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경안천, 탄천, 청미천, 신갈천(오산천), 복하천 등 5대 하천의 발원지가 용인이다. 기흥호수를 비롯해 이동저수지, 용담저수지, 지곡저수지 등 크고 작은 저수지도 적지 않다.

생태계서비스를 누리는 생태자산 62곳 중 유형별로는 산림이 16곳으로 가장 많다. 이어 습지 12곳, 공원·녹지 9곳, 역사·유적 9곳, 휴양공간 7곳, 논(평야) 1곳 등이다.<표 참조>

수지생태공원은 수지구민이 이용하는 생태공원이자 생태교 서천근린공원 옆 서천동 맹꽁이습지는 개발 당시 시민단체 요구로 서농도서관 부지 내 20%의 땅을 맹꽁이 서식지로 원형보전한 곳이다. 조광조 선생 묘는 광교산 자락에 있으면서 대부분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존된 곳이어서 보존해야 할 생태자산으로 선정됐다.

기흥구 신갈도시자연공원(신갈근린공원)은 도심 속 자연공원으로 서어나무 군락이 있는 곳이고, 된봉 서어나무숲은 50~70년 된 서어나무숲이 잘 보전돼 있어 선정됐다.육장이다. 대지산공원은 대지산살리기운동 당시 전 국민이 참여한 땅한평사기운동으로 지켜진 곳이고, 낙생저수지는 고기공원 조성 예정지로 도시공원 일몰제로부터 시민들이 지켜낸 곳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향수산(백련사)에는 신라시대 창건된 사찰인 백련사가 있고 숲이 울창하다. 모현 갈담리계곡은 정광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로 1급수에 가까운 수질이 유지되는 계곡이다. 할미산성은 기흥구 동백동에서 접근할 수 있는 석성산의 명소이며, 추계리 영화지는 조선후기 인공연못이 있고 주변 나무가 잘 보전돼 있는 곳이다. 은이성지는 산으로 둘러싸여 조용하고 한적한 천주교 성지로 둘레길이 만들진 곳이다.

도심 속 자연공원인 기흥구 신갈근린공원 내 서어나무 군락지

문수봉(마애불상)은 문화재와 대나무숲이 있는 곳이고, 용덕사(성륜산)는 성륜산에 위치한 사찰로 입구 소나무숲 등 자연경관이 우수하다. 휴양공간인 한택식물원은 9000여종의 식물과 35개 주제원을 갖춘 세계적인 사립식물원이고, 원삼 미평리 미평뜰은 생물다양성이 확보된 농지이자 경기도문화재자료인 약사여래입상이 있는 곳이어서 보존해야 할 생태자산 목록에 포함됐다.

이동읍에 있는 석포숲공원은 산림청이 생활환경모델링으로 육성하고 있는 석포숲에 조성한 공원이고, 모현 초부리생태습지공원은 경안천 물이 인공습지를 거치면서 한번 더 정화돼 경안천으로 다시 유입되도록 한 곳이다. 이동저수지는 용인 8경의 한 곳으로 해넘이 명소이며, 탄천(보정교~대지교)은 기흥구 법화산에서 발원해 수지구를 가로질러 흐르는 지방하천이다. 수지 동천동 손골성지는 오염되지 않은 광교산 자락의 청정계곡으로 보존가치가 높아 선정됐다.

생태계는 질 좋고 다양한 혜택 제공

근대 문화재로 등록대 있는 처인구 원삼면 고초골 성지(공소) 전경

생태자산과 생태계서비스는 어떤 관계일까? 흔히 통장에 비유한다. 통장에 돈이 많을수록 받을 수 있는 이자가 늘어나는 것처럼, 다양한 생태계는 우리에게 질 좋고 다양한 혜택을 되돌려 준다. 따라서 생태자산을 훼손하거나 관리하지 않으면 질이 낮거나 적은 혜택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 인간이 자연이 주는 생태계서비스를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받기 위해서 생태자산을 보존해야 하는 이유이다.

현재의 자연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후손인 미래세대들과 함께 나눠야 할 자산이다. 용인시뿐 아니라 수원 고양 창원 등 특례시 출범을 앞둔 다른 도시들의 화두 중 하나가 ‘지속가능성’이다. 자연이 주는 혜택을 지속 가능하게 누리기 위해서는 생태자산을 잘 관리해 유지해야 한다. 용인시가 깊이 새겨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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