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휠체어 이용자, 체온 측정 어려워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 한 복합쇼핑물에 설치된 체온기. 높이를 다양하게 설치해 이용도 불편을 줄이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공공장소에 자동 체온측정기가 설치된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일일이 발열체크를 하지 않고 이마나 손목 등 신체 일부를 직접 기계에 갖다 대면 자동으로 체온이 측정되는 편리함에 이 기계를 설치하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

하지만 1m가 훌쩍 넘는 자동 체온측정기 높이 때문에 어린이나 휠체어로 이동하는 장애인 등은 발열체크하기 다소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에 유동인구가 많은 다중이용시설에는 자동 체온측정기 이용이 어려운 이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몇 해 전 사고로 신체장애 2급을 받은 용인시 기흥구 주민 곽모(45)씨는 항상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휠체어 없이 이동이 어려운 그는 최근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때면 난감할 때가 종종 있다. 스스로 확인할 수 없는 체온측정기 높이 때문이다.

곽씨는 “언제부턴가 스스로 발열체크를 할 수 있게 기계를 구비해놓더라. 그나마 구청이나 주민센터 같은 곳은 앞에 사람이 있어서 발열체크를 도와주는데 일반 식당에는 기계만 덩그러니 있다”면서 “그럴 때는 난감하더라. 일하시는 분을 불러도 바쁜 시간대면 정신없어서 늦게 오신다. 혼자선 할 수 없으니 오실 때까지 기다려야지 별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휠체어를 탄 한 시민이 발열체크를 기다리고 있다.

처인, 기흥, 수지구에 있는 음식점, 카페, 마트 등 제법 규모가 큰 다중이용시설 10여곳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이 자동 체온측정기를 설치해 놨다. 이 가운데 대형쇼핑몰 2~3곳은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높낮이가 다른 체온측정기와 통과만 해도 측정되는 카메라 형태의 안면인식 체온측정기를 설치해 발열체크 사각지대를 좁혔다.

수지구 풍덕천동 주민 김미나(40)씨는 “작은 식당에도 자동 체온측정기가 있어서 발열체크를 따로 확인하는 사람이 없더라. 나도 아이를 안아서 확인하는데 간혹 열 체크를 안 하고 그냥 들어가는 아이들도 봤다”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지 않느냐. 사람이 직접 확인하기 힘들면 높이가 다른 자동 체온계를 설치해주면 발열체크가 더 확실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발열체크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고 체온 측정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체온측정기 관리 인원을 배치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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