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서점 탐방]처인구 양지면 농부와 책방

아늑한 분위기 독서공간 ‘눈길’
계절마다 바뀌는 텃밭체험 가능

농부와책방은 작은 텃밭에서 농사체험도 할 수 있도록 텃밭을 만들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공공도서관 이용이 제한됐다. 장기간 도서관 이용이 힘들어지면서 서점이 없는 마을은 온라인으로 책을 구매해 읽는 방법밖에 없었다. 농부와 책방 책방지기 김연우씨가 살고 있는 마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대대리 무량골도 마찬가지였다.

작은 마을이지만 주민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우연찮게 농부와 책방 문을 열게 됐다. 자신이 살고 있는 가정집을 아늑한 동네 서점 겸 독서공간을 만든 것이다. 취미로 텃밭을 가꾸는 농부 남편도 책방 운영을 도와주고 있어 서점 이름을 농부와 책방으로 지었단다. 입구부터 푸릇한 감성이 느껴지며 마음이 편안해졌다.

작게나마 함께 텃밭을 일구면서 자연 등에 관심을 갖게 된 김 대표는 생태서적을 비롯해 인문학, 동화책 등을 서가에 빼곡하게 꽂아 놨다. 직접 책을 읽고 입고한다는 김 대표는 ‘책방지기의 추천 도서’를 통해 매달 새로운 책을 추천해주고 있다. 방문객이 직접 추천해달라고 요청하면 눈높이에 맞춘 추천 도서를 건네기도 한단다. 이렇듯 책방 방문객들과 일일이 소통한다는 책방지기는 ‘농부와 책방’이 소통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처음 오신 분들도 있는데 제가 먼저 말을 걸 때도 있어요. 초면인데도 대화를 하다보면 서로 고민을 털어 놓기도 해요. 그만큼 여기 오시는 분들이 농부와 책방을 편안한 곳으로 생각했으면 해요. 옆집에 놀러온 것처럼요”

서가를 둘러보면 책방지기 취향이 담긴 메모지를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다. 시집을 보고 마음에 드는 구절을 메모해 붙여 놓는다는 책방지기. 이런 소소한 이벤트가 방문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메모뿐 아니라 곳곳에는 책과 관련한 아기자기한 굿즈(기념품)가 전시돼 있다. 이처럼 오롯이 책방지기 감성으로 꾸며놓은 농부와 책방은 텃밭체험도 할 수 있다. 마당 한쪽에 작은 텃밭이 마련돼 있다. 지금은 쌈 채소가 심어져 있는데 계절마다 바뀐다.

김 대표는 “책방에 놀러온 아이들에게 봉투 하나를 건네주면서 먹고 싶은 만큼 가져가라고 하면 너무 즐거워해요”라면서 독서뿐만 아니라 수확의 즐거움도 알려주고 싶어서 체험도 함께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제가 무량골에 산지 7~8년 정도 됐는데 이런 공간이 없었거든요. 책방 문 열고나서 가끔 오시는 어르신이 ‘책방이 생겨서 좋아, 고마워’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럴 때 책방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뿌듯하지요”

무량골 주민들은 언제든지 와서 마음껏 책을 보고 가라는 책방지기. 코로나19가 끝나면 주민들과 함께 ‘시인과 함께하는 동시 읽기’, ‘시 필사하기’ 등을 하고 싶다며 무량골 문화공간으로 오랫동안 남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거리두기가 완화될 때까지 농부와 책방 독서공간은 예약제이며, 이용료(5000원)를 내면 3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책 구매는 별도 예약 없이 가능하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월요일은 쉰다.(문의 0507-1312-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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