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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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삭 빠른 사람들, 용인의 미래를 훔치다
비밀정보 이용 땅투기 정황 포착 
경기도·용인시 공무원 4명 고발·수사의뢰
원삼주민대책위 “투기 의혹 수백건”
 
지분 쪼개기와 수용 토지 도면 유출 의혹이 제기된 경기용인 플랫폼시티(사진 왼쪽)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오른쪽) 개발 예정지가 투기의 온상으로 변질될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투기 의혹 파장이 확산하는 가운데, 대규모 개발사업을 앞두고 있는 경기 용인에서도 부동산 투기의혹이 제기됐다. 기흥구 마북·보정·신갈동 일원 경기용인 플랫폼시티 도시개발사업과 처인구 원삼면 일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사업 부지 등에서다. 

특히 반도체클러스터 등 대규모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개발예정지와 인근에 전·현직 공무원이 토지를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공무상 비밀을 이용해 부당 이득을 얻었는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경기도는 23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맞닿은 개발예정지 인근 토지를 가족회사 명의로 매입한 사실이 드러난 퇴직 공무원을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도는 전 투자진흥과 기업투자 유치담당 A씨가 재직기간 중 공무상 얻은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보고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1월 SK건설이 용인시에 산업단지 물량배정을 요청하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사실을 알고, 경기도에 가장 먼저 투자동향 보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이 과정에서 A씨가 해당 도면을 인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경기도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공식화 한 2019년 2월보다 4개월여 앞선 2018년 10월 토지매입과 등기부등본 소유권 이전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토지는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 일대 대지와 건물 1559㎡ 규모다. 이 주택은 사실상 가치가 거의 없는 폐가이며, A씨는 5억원을 주고 토지와 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입자는 A씨의 부인이 대표로 있는 H산업으로 전해졌다. 

용인시 소속 공무원들에 대한 땅 투기 의혹도 제기됐다. 용인시는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사업 예정지와 인근 토지에서 토지거래 현황을 확인하고, 이 가운데 투기 의심자 3명을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백군기 시장은 지난 18일 공직자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 1차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시 소속 공무원 6명이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에서 토지를 거래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중 투기가 의심되는 3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LH 직원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와 경기용인 플랫폼시티 사업구역에 대한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1차 전수조사를 벌였다. 

시에 따르면 소속 공무원 4361명과 용인도시공사 직원 456명 등 4817명을 대상으로 1차 전수조사를 벌였다. 시는 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가 조성되는 처인구 원삼면 독성·죽능·고당리 일원과 플랫폼시티 대상지인 기흥구 보정·마북·신갈동 일원 토지조서와 토지거래 신고현황 등의 자료를 비교 분석했다고 밝혔다. 

조사 기간은 반도체클러스터는 2014년 3월 1일~2019년 3월 29일, 용인플랫폼시티는 2015년 6월 1일~2020년 7월 1일이다. 해당 사업 주민공람 공고일 이전 5년을 기준으로 설정한 것이다.

백 시장은 “조사 결과 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가 들어설 원삼면 일대에서 시 소속 공무원 6명의 토지거래가 확인됐고, 이중 해당 사업부서에 근무한 이력이 있거나 취득 경위가 명확하지 않아 투기 의혹이 있는 3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3명은 공무원 임용 전 토지를 취득했거나, 실거주를 명목으로 구입해 투기를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토지거래가 확인된 공무원을 직급별로 보면 5급 2명, 6급 1명, 7급 이하 3명이다. 용인 플랫폼시티 개발 예정지와 관련, 백 시장은 “토지를 보유했거나 거래한 공무원은 한 명도 없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무원들이 땅 투기 의혹과 정황이 포착되자 경기도와 용인시는 고발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및 추가조치 의지를 드러냈다.

도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추진에 관여했던 투자진흥과와 산업정책과 전·현직 공무원 전원, A씨와 함께 근무했던 전·현직 공무원 전원을 대상으로 부동산 투기 등 위법행위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도는 전수 조사 중에 위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즉시 고발하거나 수사의뢰할 방침이다. 

시는 1차 조사에 이어 사업부서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358명과 배우자, 직계존비속, 형제와 자매 등 2800여명으로 대상을 확대해 2차 전수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다. 또 투기 의혹이 제기되는 직원과 가족에 대해서도 2차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1차 조사에서 용인 플랫폼시티 개발구역 내 32개 필지에서 대토 보상을 노린 것으로 의심되는 65건의 토지거래를 파악했다며 경기도, 국세청, 경찰서 등과 자료를 공유하는 등 관계기관과 공조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대토 보상 우선순위를 엄격히 적용하는 등 특단의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원삼주민통합대책위원회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600건의 토지거래를 자체 조사한 결과, LH 30여건, 도내 지자체 공무원과 시행사 관련 20여건 등 200여건의 투기 의심 정황이 있다며 용인지역 투기세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주민대책위 측은 “2019년 3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에 대한 공람공고 3년 전부터 수용부지에 대한 도면이 유출돼 떠돌아 외지인들의 토지 매입이 급증했다”고 수사와 함께 개발 전면 중단을 주장하며 분노를 표시했다.

함승태 기자  stha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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