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 원장은 시민들이 진흥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용인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임에 틀림없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용인시를 낙점한데도 그만큼 이유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이다. 하지만 당장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용인을 찾는 발길이 그리 많지 않다. 이에 맞춰 용인시는 2005년 용인시디지털 산업진흥원을 설립해 중소기업 지원에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업종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내부에서도 한계로 인정하고 있다. 왜일까. 지난해 11월 취임한 제 7대 김윤석 원장을 만나 특례시를 승격을 앞둔 용인시의 진흥원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동안 진흥원이 인사 문제 등으로 어수선했다. 취임 후 원장직을 수행하면서 느끼는 분위기는  
“진흥원 내 직원이 굉장히 젊다. 원로라 할 수 있는 나이가 50대다. 그럼에도 조직 구성원이 아주 수동적이다. 이유를 나름 추적해보니깐 근본적인 원인이 이전에 발생한 인사 채용비리에 있었다. 과정에서 비리로 들어온 사람이 다 나가고 현재 있는 사람도 수사를 받았다. 검찰에 불려 다니다 보니깐 사람들이 위축됐다. 그러면서 하는 일은 엄청 많다. 이야기할 때도 없다. 눈 밖에 난 기관이라는 지탄을 받는다. 2년 연속 성과급도 받지 못했다. 점점 위축되고 해서 몸 사리는 조직이 돼 버렸다”

임기를 시작한지 4개월 정도 됐다. 첫해 가장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홍보다. 진흥원 내부에서는 진흥원은 기업을 운영하는 분들만 알면 된다는 분위기가 많았다. 하지만 아니다. 취임 전 원장으로 조언을 받기 위해 지인 3명에게 전화를 한 적이 있었다. 2명은 진흥원 명칭도 몰랐고, 그나마 한명은 몇몇 아는 사람만 이용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더라. 출범 15년이 된 조직인데 시민들이 모른다. 더 많은 시민들께서 진흥원을 이용하실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다. 더해 위축된 직원의 자존감을 살려주는 것이다. 취임 직후 진흥원 배지를 달 것을 제안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너무 많다. 그럼에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일거에 해소할 수는 없지만 시급히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김윤석 원장은 진흥원이 용인시 산업 전반을 챙길 수 있도록 발돋움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용인 반도체 산단 조성이다. 이에 맞춰 진흥원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용인시와 도시 규모가 비슷한 인근 자치단체 진흥원을 찾아 현황을 비교해봤다. 성남시나 고양시는 우리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규모화됐다. 그들의 인력조직이나 예산규모는 정말 부러웠다. 하지만 오히려 그들은 용인시를 부러워한다. 용인시는 아직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반도체 클러스터’다. 대기업 사업이라 직접 관여할 수는 없지만 연계된 중소업체들이 200~300곳이 들어온다. 그 기업들 어떻게 진흥 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관련 사업 과제를 발굴해 국‧도비 따서 중소기업을 위해 뭔가 해줄 수 있을지 신경을 쓰고 있다. 

용인시는 내년이면 특례시가 된다. 이에 맞춰 진흥원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7월부터 진흥원 명칭에서 디지털을 뺄 계획이다. 설립 당시에는 디지털이 대세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족쇄다. 디지털 외 사업과 관련해서는 지원받기도 힘들다. 이미 디지털은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됐다. 오히려 그 외 산업은 소외되기도 했다. 이에 산업 전반을 챙길 수 있는 진흥원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조직 개편도 계획하고 있다. 지금은 7개 부서를 9개 부서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인력 충원도 필요하다. 현재 33명 직원 중 30%가 비정규직이다. 2년 계약이라 본격적으로 일할 쯤되면 나가게 된다”

임기 동안 꼭 추진하고 싶은 핵심 사업이 있다면  
“이미 언급한 반도체 관련 업체 진흥과 조직 개편이 시급하다. 지금까지 시가 담당한 기능들도 이관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고 본다. 무작정 조직 확대 개편이 아니라 같은 특례시 대상도시 수준 만큼은 돼야 한다고 본다. 특화 산업 확대도 필요하다. 미래학적으로 용인시는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산업과 수소산업 핵심이 될 수 있다. 지금은 기반이 부족하지만 시의 의지가 있으면 다른 도시보다 유리하다. 이를 위해 200억 규모의 특화펀드 조성도 필요하다. 용인시에 공장을 설립하고 싶은데 비용이 없으면 지원하는 방안이다. 용인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실천하고 싶다”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시와 시의회 소통은  
“용인시 뿐 아니라 시의회와도 협업을 해야 한다. 무작정 뭔가를 해달라고 말하면 안 된다. 배경 설명을 해야 한다. 인근 도시 진흥원과 비교한 자료를 내밀면 모두 (용인시) 진흥원은 왜 이 수준인가를 묻는다. 소관 상임위 뿐 아니라 다수 시의원들께서 진흥원 일에 관심을 주시고 이해하고 있어 의회와 소통은 전혀 무리 없이 가고 있다고 여겨진다. 시장님과 방향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소외 되지 않는 산업진흥원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못다한 말이 있다면 
“진흥원이 일등만을 추구하고 일류만 지향한다면 조직원 33명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일등이 아닌 선진을 지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기업인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앞으로 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선진적으로 대처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노력하는 기관이 되겠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