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다은

선거철 언론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언론의 특정 후보 지지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익숙하지 않다. 이와 반대로 미국 주요 언론들은 오래전부터 대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해왔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사실과 의견은 다르다’는 원칙 때문이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의견’은 선거 관련 보도에 대한 ‘사실’과 다르기에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해서, 언론 보도의 객관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편집국 독립 역시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언론 보도의 신뢰성을 잃지 않게 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언론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이러한 사례가 거의 없을뿐더러 선거법 제8조의 언론기관의 공정보도의무를 위반하는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편집국의 독립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것도 관련이 있다. 경영으로부터 독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언론사의 이미지와 구독자 수에 악영향이 갈 만한 행위는 하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언론사에서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후보를 밝히지 않는다고 해도, 국민들의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높지 않다. 오히려 이런 ‘기계적 중립’에 회의감을 표하는 이들도 많다. 겉으로는 중립을 표방하지만 교묘하게 편파보도를 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언론의 중립성에 대한 신뢰도가 낮으니,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후보를 밝히는 것이 오히려 중립을 가장하는 편파적인 보도를 줄이고 건강하게 선거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만드는 방법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미국의 상황과 우리나라 상황은 아주 다르고, 아직 국민 정서 등도 이를 받아들이기에는 시기상조인 감도 있다. 관련 찬반 토론도 몇 차례 진행됐고 필요성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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