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거리두기의 일상화, 이것은 바꾸자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예방을 위한 필수조건이 됐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에 따라 전염병 신규 확진자는 줄고 있는 상황인데다 국내 접종도 곧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코로나19 유행이 한풀 꺾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더 이상 특별한 행위가 아닌 일상의 습관으로 자리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다양한 전염병이 발생하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용인시도 전염병에 예방에 맞춘 도시 디자인을 고려할 때다. 이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공공장소 현주소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기흥구 일대를 오가는 마을버스 정류장. 거루두기를 할만큼 공간이 넓지 않아 이용객이 몰릴 경우 사실상 안전거리 확보는 힘들어 진다.

18일 오전 10시경, 기흥구 신갈동에서 언남동 일대를 오가는 35-2번 마을버스. 출발지점인 기흥구 한 대형매장 앞에서 15개 정류장을 통과해 종착지까지 오는 가운데 만차는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류장에는 많게는 네다섯명의 이용객이 대기하고 있었다. 영하 8도까지 내려가는 추위에 찬바람을 피하기 위해 정류장 유리벽 안쪽에 모여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많은 대기자가 모여 있는 아파트 단지 주변 정류장에는 아이와 함께 외출길에 나선 부모를 비롯해 10여명이 있었지만 대부분 버스가 도착하자 출입구 쪽으로 몰려 그나마 간신히 유지되던 안전거리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기흥역 인근에 위치한 기흥역 환승정류장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20여개 공간으로 구분돼 유리벽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의자가 등을 지고 배치됐다. 의자에는 2~4명이 앉을 수 있는 벤치형식이다. 이곳은 올 겨울 추위를 대비해 ‘ㄷ’형식의 비닐칸막이를 설치했다.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시간대는 이용객이 그리 많지 않아 거리두기가 상대적으로 유지됐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2~3명이 한 벤치에 밀접해 앉아 있는 것도 어렵지 않게 확인되기도 했다. 추위를 막기 위해 설치한 비닐 칸막이가 공간을 밀폐해 오히려 방역 위험이 우려되기도 했다.  

시외버스주차장 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 등을 오가는 버스가 정차하는 한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매표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여름까지는 그래도 고객들께서 의도적으로 거리두기를 챙기는 것 같았는데 요즘은 긴장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라며 “강제적으로 거리두기를 요구할 수도 없고 시설물을 설치하기도 힘든 상황이라 이용객이 스스로 주의해줬음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자 용인경전철 역사 입구에 소독 안내문이 붙었다.

18일 스크린 도어 설치를 마쳤다는 용인경전철 역시 거리두기에 맞춘 시책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번에 설치된 스크린 도어는 반밀폐형으로 이용자 안전을 위해 설치됐다. 

삼가역에서 만난 이태호 씨는 “개인 의지와는 정말 상관없이 타인과 접촉해야 하는 공간이 대중교통”이라며 “정책적으로 거리두기를 유지하게 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코로나처럼 전파력이 강한 전염병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을 대비한 대책을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존에 설치된 버스정류장을 개보수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현재 용인에는 광역버스를 비롯해 버스가 정차할 수 있는 공간이 2600여곳이 있다. 예산도 문제지만 개보수를 위해 현장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결국 시민 의식을 바탕으로 한 버스정류장 재정비 등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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