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지소 등 운영 차질···’이동약자’ 의료서비스 한계 직면

지난해 추석 명절을 앞군 9월 백군기 시장이 처인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의료진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출처 용인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경기 용인에서 처음 나온지 1년이 됐다. 이에 맞춰 3개 구 보건소는 코로나19에 집중 대응하기 위해 업무 조정 및 축소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당장 의료시설이 부족한 처인구뿐 아니라 이동 약자들도 의료서비스를 장시간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전염병 백신 접종이 진행될 예정이라 당분간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용인시가 공공의료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업무 멈춘 보건지소 발길 돌리는 주민들= 용인시는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을 막고 이에 집중 대응하기 위해 3개 보건소 일반진료를 제외한 나머지 업무는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이에 맞춰 대부분 보건지소 역시 현재까지 정상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보건지소는 각 구에 설치된 보건소가 의료 서비스 제공이 취약한 관할지역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설치한 의료기관이다. 전염병 예방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용인시에는 현재 처인구보건소가 포곡 보건지소를 포함해 총 7곳, 기흥구보건소는 공세보건지료소 등 2곳, 수지구보건소는 고기보건진료소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고기보건진료소를 제외한 대부분은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당지역 주민들은 당장 의료 시설 뿐 아니라 각종 의료서비스 제공에도 제약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장거리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이동약자가 겪어야 하는 불편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지난해 발표한 용인시사회조사 보고서를 보면 60세 이상 시민 가구 생활비 지출 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항목은 보건의료비로 40%에 육박한다. 이는 식료품비와 주거비를 합친 것보다 많다. 다른 연령대와는 비교되지 않을 수치다. 그만큼 60대 이상 시민이 의료기관을 상대적으로 많이 이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인시 인구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처인구 내 보건지소가 있는 7개 읍면 65세 이상 인구를 보면 2만3000명을 훌쩍 넘는다. 처인구 전체 65세 이상 인구 62%를 차지한다. 전체인구 대비 평균 7개 지역 65세 이상 비율은 16.9%로 용인 전체 13%에 비해 높다. 그만큼 의료시설 필요성은 절실해진다. 

지난해 처인구보건서가 코로나19 확산에 맞춰 설치한 검사소.

◇큰 병원 찾는 시민들 전염병에 불안한데= 용인시 의료시설 부족은 전염병과 같은 비상시국이면 매번 도드라진다. 특히 코로나19 시국이 1년을 넘다 보니 시민들이 일상에서 직면해야 하는 의료서비스는 상당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의료시설 확충 요구는 고연령층일수록 높다. 2019년 용인시사회조사 보고서를 보면 시민이 필요로 하는 공공시설 우선순위에는 공원 녹지 산책로가 가장 놓다. 이에 맞춰 백군기 시장은 도시공원 등 녹지조성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연령대를 세분화 해 볼 필요가 있다.  60세 이상 시민이 가장 필요로 하는 공공시설은 보건의료시설(34.9%)로 가장 높다. 

의료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처인구 가구별 생활비 지출 현황을 보면,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기흥구 수지구 각각 14.5%, 15%와 비교해 높은 21%에 이른다. 이는 곧 처인구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시민들은 의료시설을 이용하기도 어렵고, 비용도 상당히 지출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의료현실을 감안할 때 지역 내 보건지소 등 공공의료 시설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지역 공공의료기관에 일상적인 작동을 하지 못하자 시민 사설 의료기관 이용빈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접근성이 낮은 곳에 살 경우에는 의료기관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다. 

◇효율적 인력 수급 조차 버거워 ‘지역 공동체’ 나서야= 용인시 의료 인력 확충 등 기반시설 확충 속도가 급격한 인구 증가 추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의료 사각지대 최소화를 위해 공공의료시설 확충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염병을 비롯해 자연 재해 등 위급 상황에서 공공의료시설이 지역 의료기관과 연계해 ‘컨트롤타워’가 될 수 있도록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력수급 조차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실제 19일 관련 업무를 문의하기 위해 처인구보건소 보건지소 관련 업무 부서 과장급 전화번호로 유선통화로 확인한 결과 ‘파견 나온 군인’이 응답에 나설 정도였다. 담당 부서 관계자들은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하고 있어 구체적인 답변을 해 줄 수 없다는 것이 군인의 설명이다. 인력 수급에 버거워 하고 있는 것은 3개구 보건소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기흥구 보건소 관계자는 “기존 업무 외 코로나 방역 등 각종 업무를 해야 한다. 원래가 인력이 부족한 부서의 경우는 상당히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본격적으로 백신접종이 시작되면 지역 의료계 뿐 아니라 시민의 협조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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