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코로나19 영향으로 채소 생산량↓
“음식 가격 올릴 수도 없지 않느냐” 한숨

기흥구 동백동 한 대형마트에서 달걀 값이 크게 올라 한 명당 판매량을 제한하고 있다.

코로나19와 한파, 폭설 등으로 농가가 받는 타격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로 인한 영향이 소상공인, 소비자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발생함에 따라 달걀 구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듯 농수산물을 비롯해 달걀 공급이 어려워짐에 따라 먹거리 가격이 치솟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6%,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대비 9.2% 올랐다. 이는 채소, 과일, 생선, 해산물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한 지수다. 특히 파, 양파, 고구마 등 채소류 가격 상승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여름철 계속된 장마로 생산량이 감소해 공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또 코로나19로 외식보다 집에서 직접 조리하는 사람이 늘면서 식재료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3일 기준 달걀 한 판(30개·특란·중품) 소매가격은 7432원으로 지난해 12월 31일 5862원에 비해 26%가 올랐다. 

3일 기흥구 동백동에 위치한 대형 마트에 가보니 ‘계란 1인 1판 한정판매 안내문’이 있었다. 7480원으로 판매된 달걀 한 판은 이미 소진되고 없었다. 대파 한단의 경우 4980원으로 전년 대비 80% 넘게 올랐다.   

동백동 주민 황모(38)씨는 “곧 명절인데 그때도 이러면 차례 상도 못 차릴 것 같다”라고 걱정했다. 마트 주변 인근 소형 점포 곳곳에선 달걀 한 판에 8000~8500원 선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판매 제한 문구는 없었지만 한 사람에게 두 판 이상은 안 판다는 게 점포 관계자의 말이다. 

동백역 근처 채소 소매업소는 “우리도 8000원에 들여온다. 한 판 팔아도 500원만 남는 셈이다. 계란 자체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폭등은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에게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수지구 죽전동에서 7년째 생선구이집을 하는 정모(82)씨는 “조림에 파, 양파를 꼭 넣어야 하는데 너무 올라서 힘들다. 안 넣을 수도 없지 않느냐”라면서 “그렇다고 갑자기 음식 가격을 몇 천 원씩 올릴 수도 없는 일 아니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동백동에서 떡집을 운영 중인 상인은 “작년엔 가래떡 한 봉지에 4500원에 팔았는데 올해는 5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설 앞두고 갑자기 가격을 올리게 돼 나도 마음이 편치 않다”라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부터 경기도 2차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됨에 따라 소상공인을 비롯해 소비자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이 완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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