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화 원장

인간은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이 활동함으로써 건강이 유지됩니다. 나이가 들어도 운동, 등산 등 활발한 삶을 사는 분들이 더 건강합니다. 그런데 이런 즐겁고 건강한 생활을 망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퇴행성관절염입니다. ‘퇴행성 관절염’은 움직일 수 있는 자유를 빼앗아가기 때문입니다.

퇴행성 변화로 관절의 탄력성이 줄어들면 과도한 운동이나 외상에 의해 다치기가 쉬워지고, 연골이 파괴돼 점차 뼈에서 뼈가 시라 불리는 돌기가 튀어나와 움직일 때마다 아프게 됩니다. 연골이 닳아버린 뼈끼리 뻑뻑한 움직임을 돕기 위해 관절의 윤활액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물이 차 관절이 붓게 됩니다. 뼈와 연골 조각들이 관절주머니 안에서 떠다니며 염증을 일으키면 통증이 생깁니다. 이를 일컬어 퇴행성관절염이라 합니다.

퇴행성관절염은 어깨, 손가락 등 몸에 있는 모든 관절에 올 수 있지만, 체중 부하가 심한 무릎에 가장 많이 생깁니다. 특히 비만인 경우 무릎에 하중이 더해져 손상이 증가하고, 심해진 통증으로 움직임이 제한됩니다. 덜 움직이게 돼 체중이 늘어나면 관절염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퇴행성관절염 초기에는 통증이 별로 심하지 않고, 날이 춥거나 습한 날, 날궂이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무릎의 피로를 쉽게 느끼고, 운동장애나 관절 주변에 압통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점차 관절염의 단계가 올라가면 통증이 심해지며, 움직임이 더 나빠지고, 관절 변형도 나타나게 됩니다.

한의학에는 관절을 튼튼하게 하는 좋은 약이 많이 있습니다. 관절이 뻣뻣할 때 기름칠을 해주는 아교, 구판 등의 약재로 관절의 움직임을 개선시킵니다. 관절에 생기는 통증은 염증 및 염증 부산물을 대황·현호색 등의 약으로 청소해 치료합니다. 윤활액이 과잉 분비돼 물이 찼을 때는 물을 억지로 빼지 않고, 진액의 흐름을 원활하게해서 활액을 재흡수시키는 오약·진피와 같은 약재를 씁니다.

한의학에서 관절치료는 일시적인 통증 치료가 아닌 근본적으로 관절을 튼튼하고 강하게 만드는 것에 주안점을 둡니다. 관절이 노화로 인해 손상되기 전에 예방하고, 이미 손상된 경우 더 이상의 진행을 막고 회복될 수 있도록 관절과 주변 조직을 튼튼하게 하는 탁월한 효능을 가진 약물을 복용하게 합니다.

더불어 생활습관과 식이 개선도 필요합니다.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고 앉기, 양반다리나 안방마님 다리와 같이 무릎을 많이 구부리고 있는 자세는 관절의 퇴행과 손상을 더 초래하므로 가급적이면 오랜 시간동안 무릎을 구부리고 있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무릎을 건강하게 하려면 칼슘을 적절히 섭취하고 하루에 햇볕을 한 시간 정도 쬐면서 가볍게 걷는 게 좋습니다. 비타민과 무기질 섭취를 통한 항산화작용은 뼈와 관절의 노화를 막고, 염증을 줄여줍니다. 포화지방, 트랜스지방과 같은 나쁜 지방이 포함된 식품은 염증을 더 일으키며, 체중증가로 관절 부담을 가중시킵니다. 생선류에 포함된 지방의 오메가3는 염증물질인 프로
스타글린딘을 억제해 관절염에 도움을 줍니다. 콘드로이틴 성분이 든 식품은 연골이 닳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퇴행성관절염은 나이가 들어 필연적으로 생기는 병이 아니라, 노력 여하에 따라 이겨낼 수 있는 질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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