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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문명과 의학
  • 이동훈(서울새로운내과원장)
  • 승인 2021.01.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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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원장

인류는 집단생활을 하면서 아픈 사람들에 대한 다양한 치료가 시도됐다. 주변 식물과 흙을 개어서 환부에 바르기도 했고, 여러 신에게 병이 났기를 기도하기도 했다. 의사의 종교적 성격이 구분되지 않았던 이유는 치료 효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9년 프랑스 파리 서남쪽 한 마을에서 기원전 5000년경 매장된 유골이 발견됐다. 유골의 왼쪽 팔이 팔꿈치 아래로 일직선으로 절단돼 있는 상태였다. 엑스선 촬영 결과 절단된 뼈 내부로 회복되면서 뼈가 재생된 것이 관찰됐다. 무덤의 주인은 팔을 절단한 뒤에도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생존한 것이었다. 

아픈 사람을 치료하려는 것은 사람의 본성이었고, 그런 여러 시도 중 성공적인 방법이 모이기 시작했다. 구전으로 전해지던 치료 방법은 문자가 개발되면서 기록되기 시작했다. 나일강 주변에서 국가를 만들었던 이집트인들은 갈대과 식물인 파피루스 줄기의 하얀 속을 얇게 잘라내어 서로 겹친 뒤 방망이로 두들겨서 삼베와 비슷한 기록매체를 만들어냈다. 파피루스를 통해 고대 이집트에 다양한 의학 지식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그 중 하나가 임호텝이라는 인물이다.

고대 이집트 왕조의 재상으로 피라미드 등을 건축하기도 한 임호텝은 죽은 뒤 많은 이집트인들의 추앙을 받아 약과 치유의 신으로 여겨졌다. 임호텝이 직접 의료행위를 했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그의 이름을 빌려 여러 치료법이 시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파피루스를 보면 기원전 2000년경부터 고름 제거, 골절의 부목 치료, 기침, 복통 등 수천가지에 이르는 치료 방법이 개발됐다. 

이집트 인근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 지역에서도 사람들이 모여 도시를 이뤘다. 여러 도시 중 유명한 곳이 바빌론이다. 바빌론은 주변 도시들을 하나로 모아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가 됐다. 질병에 대한 치료를 신에게 기도하는 방법과 감초, 동물 등 다양한 약재로 치료가 시도됐다. 
기원전 1500년경 인도 인더스강 유역을 따라 모인 도시 문명에 서북쪽 아리아인들이 이주하면서 북인도 지역에서 활동하게 됐다. 북인도에 자리 잡은 아리아인들은 자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철학이 발달했고, 베다라는 경전과 브라만이라는 사제들이 나타났다. 의학에 대한 내용은 아유르베다라는 문헌으로 정리됐다. 아유(Ayu)는 ‘삶’ 또는 ‘일상생활’을 의미하며 베다(Veda)는 ‘앎’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삶의 지식을 찾아가는 아유르베다에서 인간을 소우주로 보고 대우주와 상호관계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대우주는 다섯 가지 요소 즉 공간, 바람, 불, 물, 땅을 말한다. 다섯 가지 요소가 인간의 몸속에 있는 운동 성분, 물 성분, 열과 조화를 이룬다고 생각했다. 질병이 생길 경우 이런 요소들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기도를 하며 몸에 나쁜 성분을 배출시키기 위해 구토, 관장 심한 경우 피를 뽑아내는 사혈을 시도하기도 했다. 

동아시아에서는 매년 범람하던 황하를 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 강변에서 농경활동을 할 수 있게 되자 많은 사람이 모였다. 사람들은 성을 쌓아 안전한 공간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성 내부에 밀집된 환경은 여러 전염병이 발생하기 쉬워 질병 치료가 시도됐다. 다른 지역과 비슷하게 기도와 제사를 지내기도 했으며,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약초들을 활용하기도 했다. 황하 일대 작은 국가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쟁으로 이어졌고, 부상과 질병 치료를 위한 여러 시도들은 3황 5제 중 황제의 이름을 빌린 <내경>이라는 문헌으로 모였다. <내경>에서는 어둠과 밝음 그리고 물, 나무, 불, 쇠, 흙으로 대표되는 다섯 가지 기운이 순환되면서 인체와 상호작용한다고 믿었다. 약초나 치료 방법을 특정 성분의 부족이나 과잉을 조절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 사이에는 질병이 존재했다. 질병을 극복하는 방법 역시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전해졌다. 서쪽 나일강 변에서 시행되던 치료법은 강과 사막, 바다를 건너 동쪽 황하에서도 사용됐다. 고대에 오랜 시간이 걸려서 전해지던 치료 방법은 현대에 이르러 발달된 교통과 통신으로 순식간에 공유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전대 미문의 전염병이 전 세계로 확산됐고, 다양한 치료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마침내 예방을 위한 백신이 개발됐다. 질병이 과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면 예방과 치료 역시 더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백신이 국내에 도입되는 날이 멀지 않아 현재의 어려움을 조만간 극복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이동훈(서울새로운내과원장)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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