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우울감 상담 843건↑…“불안 호소 늘어”
황태영 “상담 요원 번아웃증후군 우려…대책 시급”

용인시정신건강복지센터 황태영 센터장

새해가 밝았지만 코로나19 기세는 여전할 것으로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여행은 물론 5인 이상 모임도 힘들어져 사실상 집콕으로 연말과 새해를 보낸 사람들이 상당수다.

이로 인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아쉬움을 토로하지만, 2021년도에도 코로나19 피해로부터 작게나마 도움을 주며 묵묵히 일하는 이들이 있다. 코로나19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일명 ‘코로나블루’를 겪는 용인시민들을 상담해주는 용인시정신건강복지센터(아래 센터)다. 

코로나19가 불어 닥친 지난해부터 우울감 관련 상담이 크게 증가했다. 2019년 1484건이던 우울감 상담이 2020년 2327건으로 1년 만에 843건이 상승한 것이다. 이에 센터는 우울감 호소 상담 증가가 코로나19 영향이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지면서 거리두기를 강화한 12월 중순에는 1명의 상담 요원이 하루 평균 30여건의 상담에 임하기도 했다. 

상담을 요청하는 일반 시민의 경우 본인이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과 여러 활동을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는 답답함, 경제적인 문제와 미래에 대한 진로 고민 등이 복합적으로 뒤섞여 불안과 우울을 호소하는 사람이 상당수라는 게 황태영 센터장의 설명이다. 

황 센터장은 “자가격리자의 경우 대부분 1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어도 추후 확진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2주 동안 자가 격리를 꼭 지켜야 한다는 강박감에 불편함을 호소하신다”면서 “본인이 회사나 사회로 다시금 복귀할 때 낙인을 우려하거나 동료, 가족, 친구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불안감이 쌓이면서 분노가 되고 분노가 우울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자가격리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나 피해를 상담 요원에게 요청하거나 자가 격리를 하면서 왜 못나가냐는 억지를 부리는 등 격한 반응으로 상담 요원들의 정신적인 피로도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계속되면서 상담 요원 1인당 상담건수도 늘고 있는데 자칫 상담 시간 및 상담 서비스 질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걱정됩니다. 더불어 상담 요원들은 번아웃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염려되며 부정적인 피드를 받을 경우 고통이 누적되면서 좌절감까지 느낄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해요.”

이런 가운데 “통화로 마음이 편해졌다” “상담을 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덕분에 힘이 난다” 등의 감사 인사는 그동안 쌓인 피로를 녹게 하는 상담 요원들의 원동력이자 비타민 같은 말 한마디다. 

올해도 코로나19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황 센터장은 “우울감을 느끼는 현상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심리적 안녕감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용인시정신건강복지센터는 상담 대상자의 개인적인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고 있으며 코로나블루로 인한 우울감 호소 상담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정신질환 고위험군의 조기 발견과 이에 맞는 적정 서비스를 연계해주고 있으며 중증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 정착해 살아가도록 돕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문의 031-286-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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