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1960년대 인구 10만에 불과했던 용인은 1990년대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1980년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아파트 200만호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노태우 정부가 1989년 신도시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듯 속전속결로 진행해 1991년 완료된 1기 신도시 중 한 곳이 분당이다.

용인 인근 지역의 분당신도시는 수지구와 기흥구의 토지 개발을 촉진하면서 많은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많은 아파트가 생기면서 1995년 용인 인구는 24만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군이 됐고, 1996년 3월 1일 시로 승격됐다. 2017년 인구 100만 명을 넘어섰고, 2020년 12월 9일 인구 100만 대도시에 특례시 지위를 부여하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용인은 시 승격 25년 만에 특례시 명칭을 부여 받게 됐다. 

용인시에 재원 확보와 맞춤형 도시발전 계획의 재량권이 확보되면서 신속한 정책 결정이 가능해지고, 급속한 인구 증가와 도시화로 필요했던 도로와 소방시설, 도서관 확충 등으로 시민들이 많은 혜택이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체육시설, 도로, 도서관, 경전철과 같은 시설 뿐 아니라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보건의료계획 역시 중요하며, 많은 지원이 필요한 분야다.

지역보건의료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종합적이며 체계적인 계획을 4년마다 수립하고 있다. 용인시도 2018년 제7기 지역보건의료계획을 수립해 2022년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계획 수립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황 분석과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다. 2018년 지역 주민 8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예방접종, 암질병관리, 감염병관리가 1, 2, 3위였다. 감염성 질환 예방 방법이 예방접종이니 실질적으로 시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감염병 관리였다. 2020년 코로나19 상황에 돌이켜 보면 용인시민들은 선견지명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보건의료계획을 보면 지역보건소 건강프로그램 운영, 보건지소 인력 확충, 고혈압 당뇨 약제비 지원사업 등이 있다. 신종감염병 감시 체계를 위해 역학조사반 편성, 질병모니터링 구축, 감염병 안심마을 운영 등을 언급하고 예방접종 확대를 통한 선제적 예방관리를 하겠다는 계획이 수립돼 있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정부가 중점을 두고 발전시켜야 할 부문과 민간부문이 담당해야 할 역할이 있다. 만성질환 약제비 지원이나 일부 검사 항목을 할인하는 것은 민간 의료부문과 중복될 뿐 아니라 의료시장을 왜곡해 민간의료기관의 건강한 재투자를 막는 부작용이 있다. 감염병 관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예방접종사업 중 독감예방접종 사업은 예산이 부족해서 비용 지급이 지연되기도 했다. 2020년에는 국가 독감백신 배송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는 상황 등 안정성 문제가 지적되면서 백신 품귀 현상으로 용인시 독감 지원사업 자체가 중단됐다. 한정된 예산으로 선택과 집중이 아쉬운 점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용인시도 종교모임, 키즈카페 등 다양한 공간에서 감염 전파가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중앙정부는 민간자문단을 구성해서 운영하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도 수시로 회의를 열어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있다. 경기도 역시 감염관리지원단을 구성해서 코로나19 상황분석과 방역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용인시 역시 코로나19 대응은 보건소와 시 관계자의 적극적인 노력과 일부 민간의료기관의 선별진료소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용인시는 감염관리지원단과 같은 자문기구 설치 조례가 없어 지역 의사회 등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시는 확진자 동선에 대해 초기에는 너무 과도하게, 때로는 축소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 원하지 않는 부분이 노출되기도 했다. 현재 확진자 발생 법정동까지 공개되고 개인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집단 발생 상황 역시 전파되지 않아 의료인들조차 지역 맘카페나 언론사 기사를 통해 뒤늦게 정보를 확인할 수밖에 없는 점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작은 지방 현에서, 군, 시, 그리고 인구 100만의 특례시가 되는 용인시. 신도시 개발과 대규모 산업체, 공공기관 유치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투자 역시 중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기에 쉬운 소프트웨어 투자는 관심에서 멀어지기 쉽다. 미래는 하드웨어보다 그것을 잘 운영하는 방법이 더 중요하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역시 과학적 분석으로 시행되는 것이다. 용인시도 높아진 위상에 맞춰 코로나19 극복으로 2021년은 시민들이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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