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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같은 1년 보내고 있는 소상인들…새해에도 ‘암담’

대한민국 3대 거짓말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상인들이 본전에 판다는 것이다. 제 아무리 헐값에 팔아도 남은 게 있다는 소리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많이 달랐을 것으로 짐작된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가 소상인에게 직격탄을 날렸기 때문이다. 

폐업의 불안감…상인 아니곤 몰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범위에 들어갔다. 상가 곳곳이 밤 9시 이후 영업을 멈췄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기 시작했던 4월경. 기흥구를 비롯해 3개구 20여곳 상점을 찾아 취재했다. 코로나19 영향권이 국내에 도달한데 이어 용인 역시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지 한달이 조금 넘었을 즈음이다. 한창 1차 대유행이라 할 만큼 급격하게 확진자가 발생하자 일부에서는 사재기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일상에서 실감할만한 변화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상인들은 장사가 너무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이미 코로나19 영향 한 가운데 선 것이다.

당시 한달 장사를 제대로 못한다고 폐업을 걱정해야 한다는 소리에 일반인들은 ‘엄살’이라고 말했다. 소상인들은 서글픈 현실에 대해 말했다. 임대료와 빠듯한 하루 매출에 하루 벌어 하루 생활하는 정도가 일상이라고. 운영을 차질 없이 이어가기 위해서는 하루 쉬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소리다. 여기에 급격하게 늘어난 소상인들과 제살 깎아 먹기 수준의 경쟁도 현실을 더 버겁게 했다.    

한달여가 지난 5월경. 상인들을 다시 만났을 때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정부 재난지원금이 지급됐기 때문이다. 지원금은 골목 상권 곳곳에 흘러 들어갔다. 폐업위기에 처한 상인들은 한시름 놓았다. 일부 상인들은 예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이 발생했다고 오랜만에 장사할 맛 난다는 말하기도 했다. 

지원금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다시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2차 유행기에 접어 들었다. 그나마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던 골목상권에 또 다시 아무런 예고 없이 세찬 광풍이 몰아 친 것이다. 

아무 대책 없이 전염병 피해를 올곧이 받아야 했던 초기와는 달리 5개월 여 비대면 시대에 살고 있는 상인들도 나름 자구책을 펼쳐나갔다. 

방역은 물론이고 식당 내 일정거리 확보, 운영시간 조정 여기에 더해 지금은 대세가 된 배달 확산 등이 그것이다.   
 

배달 물량이 급격히 증가해 공공앱까지 등장했다.

소비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비대면 시대에 지쳐 예전의 소비생활로 회귀하는 흐름이 조금씩 고개를 들었고, 상점마다 각각 방역 시스템을 구축해 다소나마 상인들도 일상을 근근이 유지했다. 여기에 건물주의 착한 임대료 동참도 상인들에게는 힘이 됐다. 그럼에도 전염병이 종식되지 않은 이상 모든 것이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다시 만난 상인들, “남은 자구책이 없다”

한해를 10여일 앞둔 12월 중순, 기자는 4월에 만난 용인지역 상인들을 다시 찾았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시작하자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훌쩍 뛰어 넘었다. 다행스럽게 우려했던 폐업한 곳은 없었다. 대체로 점심시간을 맞춰 찾았지만 식당 내 분위기는 봄에 찾았을 때와는 달랐다. 배달은 필수가 됐고, 식당 내 자리는 반절 정도 줄었다. 그만큼 하루에 찾는 손님 발길도 뜸했다.  

밤 9시가 넘으면 모든 가게는 문을 닫아야 했다. 낮에도 가게 안에서 마음대로 음식을 먹지 못하니 매출 감소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나마 효자 노릇을 하던 배달도 소규모 상점에게는 수익에 도움을 주는 수단이 되지 못했다. 자본과 유명세로 무장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 맛집과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마지막 단계인 3단계 격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상인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더 이상 남은 자구책이 없기 때문이다. 

용인시 기흥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재구씨는 “장사를 10년 넘도록 했는데 올해 1년이 더 길게 느껴진다. 버틸 힘이 없다는 소리다”라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세일을 하거나 행사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지금은 그런 것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폐업도 못해”…이게 현실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있는 소상인들. 하지만 당장 용인 기흥구청과 처인구청 등 상권 현황을 보면 코로나19 전후 상권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폐업이 그리 많지 않다. 개·폐업이 소상인 현황을 이해하는 자료로는 한계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곧 현장의 목소리 경청이 절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 처인구청 인근 상가 모습 2020년 9월(왼쪽) ▶2019년 1월(오른쪽) / 하단 기흥구청 인근 상가 모습 2020년 9월(왼쪽) ▶2019년 1월(오른쪽) (사진출처 다음 카카오 맵)

‘장사가 안 되면 곧 폐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어렵지 않게 유추 할 수 있는 소상인계 공식쯤으로 이해할 수 있다. 때문에 소상인 피해를 파악하는데 개·폐업 현황은 중요한 자료로 여기곤 했다. 이에 맞춰 <용인시민신문>도 관내 소상인 현황에 더해 올해 개·폐업 현황 자료를 찾아 나섰다. 

용인시 소상공인지원팀에 문의한 결과 소상인 현황과 관련해 활용할 수 있는 최근 통계는 2018년에 취합된 자료다. 코로나19 영향은 적용되지 않았다. 각 구청 환경위생과를 통해 관할 구역 식품접객업 허가 폐업 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지만 공개에 대해서는 논의를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용인세무서 역시 마찬가지다. 규정에 의해 자료 공개 유무는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용인시를 비롯해 유관 기관간 자료 공유도 미온적이다. 코로나19에 맞춰 소상인에게 다양한 행정지원을 하고 있지만 당장 기본 현황마저 확인할만한 자료가 없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4월 재난지원금 대상 소상인 선정과 관련해 <용인시민신문>이 확인한 결과 용인시는 자료 취합 중이라고 할 만큼 행정 처리에 한계를 보였다.  

이에 한 구청 관계자는 ‘실용성이 없는 자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소상인 개폐업 자료만 봐서는 소상인이 얼마나 피해를 입는지 파악하기 힘들다. 장사가 안 되면 가게 업종을 바꾸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긴다. 때문에 올해 폐업 신고된 건수도 평년과 비교해 심각하게 많지 않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용인 상권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지도를 통해 2019년 1월과 2020년 9월 흐름을 확인했다. 

기흥구청 정문에서 큰 길을 건너 바로 만날 수 있는 상권. 전체 20여개 상점이 들어선 건물에는  2019년 1월까지 분식집이던 것이 족발 집으로 변경 하는 것 외 대부분 장사를 계속하고 있었다. 바로 옆에 있는 또 다른 건물 역시 일부 상가가 업종을 바꾸거나 간판 교체가 이뤄진 것은 확인됐지만 상가 자체 문을 닫는 곳은 없었다. 수지구청과 처인구청 주변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사진 참조>

소규모 상권이 밀집해 있는 골목상권도 확인한 결과 최근 몇 년 사이 폐업한 상가를 어렵지 않게 확인됐지만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았다.  
 

사회적거리두기로 인해 비대면식 배달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신갈동 오거리에 배달용 오토바이가 신호 대기 중이다.

기흥구 보정동에서 닭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지금 이 가게 자리도 벌써 3번 가량 업종이 바뀌었다. 대상은 달라지지만 소상업계는 어쩌면 항상 힘든게 사실”이라며 “개업이 많다고 장사가 잘되는 것도 아니고 폐업이 많다고 장사가 안 되는 것도 아니”라며 소상인 상황이 어떤지를 파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시키고 회복책을 찾지 않으면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어갈 것을 우려했다. 한 외식업협회 관계자는 “올해 폐업을 했다는 회원들이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많다. 코로나 19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경제 차원에서도 정확한 현황과 기본조사를 근거로 대책을 세워지 않으면 향후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요구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임영조 기자  yjli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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