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해 사회적거리두기 강화로 식당 운영시간이 제한됐다. 밤 9시 조금 넘은 시간 기흥구 한 길목. 대부분의 상가들이 문을 닫은 채 주변에 엠블란스 차량 한대가 지나가고 있다.

코로나19가 전국적 유행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정부가 정한 사회적거리 두기 최종 단계인 3단계를 조속히 실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당장 3단계 시행에 들어갈 경우 다중이용시설 203만곳이 운영제한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해 3단계 격상에 매우 신중한 자세다. 이에 용인시 3개구 주요 상권을 찾아 상인들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상점 규모와 업종에 따라 입장은 다소 달랐지만 분명한 것은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2.5단계 유지가 마지노선”
처인구를 비롯해 기흥구와 수지구 주요 상권에서 만난 상인들 중 10~20명 규모의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3단계 실행을 우려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기흥구 신갈동 백반집 실비식당 운영자는 “8월까지는 하루에 찾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9월 이후 조금씩 늘고 있는데 3단계가 되면 장사를 하지 못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조금씩이라도 손님이 와야 그나마 가게 문을 연다. 지금 상황보다 (단계가)심해지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기흥구 보정동에서 만난 상인들도 입장에 따라 온도차가 컸지만 소규모 상점의 경우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정동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윤모(52)씨는 “상권이 그나마 살아야 우리 같은 소규모 가게는 먹고 산다. 3단계로 올리면 상권이 곧바로 멈춘다”라며 “규모가 있는 식당과 말 그대로 골목상권과는 여건이 확실히 다르다. 지금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수지구 죽전동 덮밥집 어이맛 관계자는 “지금도 봐라. 사람이 단 한명도 없지 않느냐. 점심시간이 지났어도 몇 테이블은 있었는데 지금은 점심시간에만 조금 있을 정도”라면서 “3단계를 하게 되면 그나마 조금 오던 손님도 안 오실 것 아니냐. 난 반대한다”라고 전했다.  

올해 8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하자 기흥구 한 상인들이 확산을 우려해 가게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을 내 걸어뒀다.

“3단계 필요” 의견도 곳곳에서 나와 
풍덕천동 토월공원 근처에서 6년 동안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카페수지(suji) 대표는 “차라리 빨리 3단계를 했으면 좋겠다. 2.5단계로 끌고 가봤자 효과도 없는 것 같고 굵고 짧게 (3단계) 해서 코로나가 잡힌다면 찬성”이라며 “2.5단계는 확진자도 잡지도 못하고 장사하는 입장에서도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기흥구 구갈동 나주곰탕집 관계자는 “분위기는 이미 3단계로 접어들어 손님들이 거의 찾아오지 않는다. 얼른 3단계로 올려 빨리 확산을 줄일 필요가 있다”라며 “8월초에도 정말 힘들었는데 거리두기를 강화해 확산을 막아 그나마 손님이 다소 늘었다”라고 말했다.  

수지구 풍덕천동 한식뷔페 행복밥상 종업원은 “사장님도 (3단계로 격상) 하길 바라는 걸로 안다. 이 근처에서 영업하는 분들 10명 중 8명은 3단계로 올렸으면 한다고 말한다. 그만큼 2.5단계에도 장사가 안 된다는 의미”라면서 “3단계로 하고 다시 (거리두기) 내려가면 좀 나아질 것 같다”고 밝혔다. 일식집 스시아이 관계자도 “해도 된다. 정부가 그렇게 한다고 하면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이렇게 질질 끌 동안 빨리 결정해주면 오히려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단국대가 있는 죽전동 상권 일대는 이와 다른 반응이었다. 같은 날 죽전동 단국대 근처에서 프랜차이즈 피자집을 운영하는 대표는 “3단계로 올리는 걸 굳이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단대 학생들이 안 나와서 이쪽 일대는 거의 죽다시피 했는데 3단계가 되면 우린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앞서 개인방역 절실
상당수 상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관련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이로 인한 변화 정도가 코로나19 초기와는 다를 것으로 예상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이미 무의미한 수준으로 효과도 미비할 것으로 봤다. 이에 상인들은 자발적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소비자들의 현명한 행동을 당부하기도 했다. 

처인구 김량장동 시청 인근에서 김밥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사회적거리 두기 효과는 거의 없을 거라고 본다. 3단계로 올려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개인 방역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최근 확진자가 나오는 경우를 봐도 식당이나 상권과는 그리 상관이 없다”라고 말했다.  

기흥구 동백동 쥬네브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요즘은 가게 찾는 사람들 입출 확인서 기록도 잘 안한다. 부탁을 해야 그때서야 한다”라며 “확진자를 줄이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방역이다. 단계를 높여도 개인 방역에 소홀하면 (확진자는) 줄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3단계는 계속 유질될 것이고, 상인들은 심각한 피해를 볼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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