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석

안면신경마비는 얼굴근육의 마비로 인해 눈과 입 등이 한쪽으로 비뚤어지는 증상으로 한의학에서는 ‘구안와사’ 등의 명칭으로 불려왔습니다. 안면신경마비 유병률은 국내의 경우 2010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약 77.4명으로 추정될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안와사는 외관상 얼굴이 비뚤어지고 이상감각을 보이게 됩니다. 이마에 주름 잡기, 눈 감기, 입 꼬리 올리기, 코 찡그리기 등과 같은 움직임이 어렵습니다. 특히 근육 기능이 저하돼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때 마비된 쪽으로 음식물이 새어 나오고, 악어눈물증후군이라고 불리는 눈물이 새는 증상이 있습니다. 세수할 때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아 비눗물이 환측 눈에 들어가는 등의 불편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벨마비에 속하는 특별한 원인을 찾기 힘든 안면신경마비라 할 수 있습니다.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으나 바이러스 감염 혹은 신경염에 의한 마비로 추측됩니다. 그 다음으로는 람세이헌트증후군(Ramsay Hunt's syndrome)에 의한 안면신경마비가 많은데, 이는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마비로 통증이 매우 심하며 귀 뒤쪽에 수포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구안와사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에 의한 것이지만 구안와사 증상이 발현되면 가장 먼저 중추성 안면신경마비가 아닌지 살펴봐야 합니다. 중추성 안면신경마비인 경우 전두근이 마비되지 않아 양측 이마에 주름잡는 것이 가능하고, 양쪽 눈 감는 것 또한 가능합니다. 그러나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라면 환측 이마의 주름을 잡을 수 없으며, 눈을 감을 때 환측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고 눈동자가 외상방으로 이동 하게(벨씨 현상) 됩니다. 따라서 발생 초기에는 CT 혹은 MRI 검사 시행을 통해 뇌졸중이나 중풍으로 인한 원인으로 발생한 것이 아닌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안와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발생했거나, 발병 후 3주 이내에 회복이 시작되지 않는 경과를 보일 경우 후유증이 남을 수 있습니다. 원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증상이 심한 경우 약물요법이나 스테로이드 등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치료에 있어서 한의학에서는 봉약침 치료를 비롯한 침 치료를 시행해 인체의 기혈 순환을 조절해 구안와사의 주원인인 풍한사를 제거하며, 안면부의 손상된 신경과 근육기능 회복을 돕습니다. 또 무저항 요법을 비롯한 추나 수기요법을 통해 골격을 교정하고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켜 신체의 균형을 맞춰 전반적인 면역력을 높이고, 저하된 혈행을 촉진시켜 치료를 돕게 됩니다. 구안와사가 발생한 원인에 따라 한약처방으로 손상된 신경과 저하된 근육 기능 회복을 돕고 후유증을 예방하는 치료를 시행합니다.

발병 후 생활에 있어서는 환부를 차가운 곳에 노출하거나, 찬바람을 쐬지 않도록 유의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한 구안와사 상태에는 눈이 쉽게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생리식염수, 인공눈물 등을 이용해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하며, 수면 시 안대를 착용해 외부 공기와 접촉을 차단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비누를 이용해 세수를 하는 경우 눈이 잘 감기지 않아 눈에 비눗물에 직접 접촉될 수 있으므로 비누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부의 혈액순환을 개선하기 위해 마사지, 더운찜질을 시행하는 것도 좋습니다. 평소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고 면역력 저하를 막기 위해 충분한 수면과 영양 섭취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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