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무대 17년 첫 한라장사 등극
민속씨름대회서 남성윤 3대0 완승

생애 첫 한라장사 타이틀을 거머쥔 용인백옥쌀 우형원 선수가 시상식 후 황소트로피와 인증서를 들고 밝게 웃고 있다. /사진 용인백옥쌀씨름단

꿈에 그리던 꽃마가를 타기까지 무려 17년이 걸렸다. 불혹의 나이, 두 아이를 둔 가장은 모래판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용인백옥쌀씨름단(감독 장덕제) 우형원이 실업무대 데뷔 17년 만에 생애 첫 한라장사에 등극했다. 우형원은 지난달 29일 경북 문경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년 위더스제약 민속씨름리그 5차 문경장사씨름대회’ 한라장사(105㎏ 이하) 결정전(5전3승제)에서 남성윤(영월군청)을 3대0 완승을 거두고 한라장사에 올랐다.

우형원은 40세의 나이에도 20대 선수들을 압도했다. 8강에서 한창수(연수구청)에 2대0 완승을 거둔데 이어 4강에서 김기환(정읍시청)을 2대1로 꺾고 장사 결정전에 올랐다. 

한라장사 결정전 상대는 역시 첫 한라장사를 노리는 남성윤이었다. 마흔 살의 우형원보다 14살 어리고, 키는 12cm나 큰 26세의 신예 선수다. 그러나 우형원은 신인의 패기를 노련미로 잠재웠다. 첫 판에서 큰 키에 맞서 특기인 빗장걸이 후 밀어치기로 기선을 제압했다. 두 번째 판에서는 밀어치기 시도에 이은 잡채기, 세 번째 판에서도 여세를 몰아 잡채기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정상에 올랐다.

우형원 선수의 한라장사가 확정되자 장덕제 감독과 우 선수는 서로 부둥켜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사진 용인백옥쌀씨름단

한라장사가 확정되자 우형원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2004년 용인백옥쌀씨름단 입단 이후 17년간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만 8회를 한 우형원이 꿈을 이룬 순간이었다.

우형원은 경기 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죽을 힘을 다했다”면서 “오랫동안 믿고 기용해준 장덕제 감독님과 가족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일 본지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면서 압박감이 심했는데, 마음을 편하게 먹고 경기를 치른 것이 오히려 더 잘 풀린 것 같다. 결승에 올라가니 간절함이 더해져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며 “명절대회 장사 등극이 마지막 꿈인데,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우형원의 우승을 그 누구보다 간절하게 원했던 장덕제 감독은 장사가 확정되자 우형원을 안으며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장덕제 감독은 “우 선수는 용인백옥쌀 창단 멤버로 기량도 뛰어나고 성실하게 운동하는 선수인데 장사에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장사 등극을 그 누구보다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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