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구 동백2동 한 아파트 단지 내 있는 어린이집에는 25일 약 60%가 등원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원아 절반 이상 맞벌이 가정…“새로운 보육체계 구축해야”

용인시가 키즈카페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어린이들의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어린이집 휴원 명령을 내렸다. 이로써 관내 856곳 어린이집은 23일 오전 학부모들에게 휴원안내 가정통신문을 보낸 가운데, 돌봄 공백이 우려되는 맞벌이 가정을 위해 당번 교사 배치 등을 통한 긴급보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의미 없는 휴원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안정적인 돌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용인시에 따르면 23일 기준 어린이집 865곳에 대해 휴원 명령을 내린 가운데, 한 명의 원아도

등원하지 않는 어린이집은 13곳(처인 5곳 기흥 6곳 수지 2곳) 뿐이었다. 이는 전체 어린이집에 0.015% 밖에 안 되는 수치다. 사실상 말만 휴원일 뿐 원아 절반 이상이 등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어린이집 관계자는 지적하고 있다.

기흥구 동백동에 있는 시립동백어린이집 관계자는 “145명이 정원인데 긴급보육이 실시된 23일에는 80명 이상이 등원했다. 화, 수요일에도 꾸준히 (등원하는 아이들) 증가하고 있다”라면서 “학부모들 중 맞벌이 비율이 높다. 그러다 보니 맡길 곳이 없다고 하시더라. 하루 만에 보육 도우미를 구하는 것도 힘들고 믿고 맡길 곳은 어린이집 밖에 없다고 하신다”라고 말했다.

수지구 시립죽전어린이집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140명 되는 원아 가운데 맞벌이 가정이 90% 이상이며 23일 휴원 명령 첫날에만 50%의 원아 등원이 이뤄졌다고 어린이집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맞벌이 부부가 많아 대부분이 긴급보육을 원하신다. 초등학교와 달리 등원을 제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라며 “내려오는 지침에 따라 발열체크, 환기, 소독 등을 철저하게 해서 조심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라고 전했다.

25일 기흥구 동백2동에 있는 한 가정 어린이집에 가보니 모든 교사들이 출근해 아이들을 소그룹 별로 돌보고 있었다. 이 곳 정원은 15명인데 12명이 등원했으며 저녁 7시까지 있는 아이들도 2명이나 있었다.

6시 반 연장반이 끝날 쯤 아이를 데리러 온 동백2동 주민 정모(37)씨는 “1살, 2살 남매를 보내고 있는데, 한편으론 불안한 게 사실”이라며 “사업을 하고 있고, 양쪽 부모님 모두 멀리 사셔서 돌봐주 실 수 없는 상황이다. 맡길 곳이라고는 어린이집뿐이어서 어쩔 수 없이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맞벌이를 하는 수지구 동천동 주민 김미나(39)씨도 “상반기에는 서울에 사시는 엄마가 오셔서 봐줬는데, 엄마도 일 때문에 못 오신다. 3살짜리 쌍둥이 자매를 어디다가 맡기냐. 어린이집을 믿고 등원시켜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우리도 조심히 생활하고 확진자 증가가 심해질 때부터 외부활동은 거의 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맞벌이 가정 상당수가 아이를 맡아줄 곳이 마땅치 않아 긴급보육에 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맞벌이 가정이 많은 사회 구조를 반영해 돌봄 체계를 코로나19에 맞춰 다시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어린이집 원장은 “긴급보육만 하지 말고 시에서 돌봄 교사를 더 확충해 돌봄 교실을 더 늘려야 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을 분배해야 더 안전한 여건이 될 것”이라며 “교사와 아동 비율, 공간 활용 등을 통해 새로운 돌봄 구조가 만들어져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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