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이야기 담은 옴니버스 뮤지컬 기획
“훌륭한 환경, 인프라 활용 못해 아쉬워”

협동조합 동백호랑이 조합원(왼족부터) 정상혼, 임유정,심재훈,김현준, 최홍서씨는 동백호수공원을 무대로 다양한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공원에서 산책을 하다가 갑자기 공연이 펼쳐진다면? 동네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있는데, 밴드가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준다면? 상상만 해도 기분 좋아진다. 이런 깜짝 이벤트 같은 공연을 실현시키기 위해 모인 용인시민들이 있다. 일상생활 속 공연을 대중화하기 위해 심재훈씨는 문화예술협동조합 동백호랑이를 만들었다. ‘동백호수공원을 사랑하는 이들’의 줄임말이다. 동백호수공원에서 음악 공연을 펼치던 심 이사장은 이들과 함께 호수공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과 해프닝을 엮어 숏뮤지컬을 기획하려고 한다.

◇생활 속에서 음악 공유하는 마을 꿈 꿔 
지난해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으로 이사 온 심재훈 이사장은 학창시절부터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왔다. 클래식 작곡 전공을 한 그는 졸업하고 오페라 활동을 하면서 뮤지컬, 밴드활동도 병행하며 다양한 음악활동을 이어나갔다. 그 덕에 이번 뮤지컬도 기획하게 됐다. 동백호수공원을 소재로 주민들과 상인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뮤지컬로 풀어내면 흥미로운 공연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는 심 이사장. 12월부터 제작진 구성 등 사전 준비를 시작으로 내년 봄 완성이 목표란다.

“호수공원이라는 좋은 환경을 활용하지 못하는 게 아쉬웠어요. 안에 야외무대도 있고, 공원도 넓잖아요. 근데 상권은 죽어있고 침체돼 있는 분위기가 안타까웠죠. 좋은 환경과 인프라를 통해 이곳이 살아나면 주민으로서 또 공연하는 사람으로서 흐뭇할 것 같아요”

가수 버스커버스커가 <여수 밤바다>를 통해 여수 상권이 살아나고 나아가서는 여수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됐다. 이같은 사례처럼 동백호수공원도 뮤지컬을 계기로 상권이 회복되고 동백의 관광지가 되길 기대한다고 심 이사장은 말했다. 
 

아직 준비단계이다 보니 완전한 줄거리는 아니지만, 간략한 줄거리는 이렇다. 호수공원 한쪽에 카페거리가 있는데 이곳 이야기와 호수공원을 산책하는 젊은 커플과 가족, 노부부 이야기 등 주민들을 소재로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펼칠 예정이다. 이에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 일부도 주민들로 채울 계획이다. 

“아직 구상 단계인데,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전문 배우랑 주민들 반반씩 구성해서 출연진을 구성하려고 합니다. 주민들 중에서도 배우를 꿈꾸거나 배우를 했던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오디션 공고를 내야죠”

이번 공연은 1회 시범 형식으로 공연하고 주민들 반응을 살핀 후 방향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더불어 스트리밍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관람할 수 있게 유튜브 채널도 만들었다. 이처럼 일상 속 공연 대중화를 위해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동백호랑이라는 협동조합을 만든 그는 더 활발하게 활동할 계획이다. 17일 호수공원 안에 있는 카페에서 밴드 공연을 시작으로 연주 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뮤지컬 한 편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장기적 목표를 갖고 상시적인 공연 유치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동백 주민들이 음악과 함께하는 일상을 위해 동백호랑이 멤버들이 더 노력하고 홍보해야죠. 하하”

내년 꽃피는 봄이 오면, 동백호수공원을 뮤지컬 선율로 수놓을 동백호랑이 무대가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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