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운성·황규백 등 참여···다음달 10일까지 한국미술관
“일상을 현상으로 담아내는 광범위한 개념 보여줘” 

한운성 황규백 김차섭 서지연 D황 등 5명의 작가가 참여해 리얼리즘 개념을 더 확장시켜 초현실 영역의 리얼리즘을 담아낸 전시

한국미술관은 12월 10일까지 5명 작가가 참여한 ‘[sur]realism 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 한국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사실성에 바탕을 두는 리얼리즘에 대한 그 의미가 점차 넓어지면서 오늘날에는 시대성, 고발성, 진실성 등을 아우르고 있다.

리얼리즘의 근간이 되는 ‘실재’의 의미는 작가가 속했던 시공간을 떠나면서 유동적이고 확장된 특성을 띠고 있다. 이렇듯 리얼리즘은 단순히 보이는 것을 제시한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당시의 일상을 ‘현상’으로 담아내는 과정까지 품으며 광범위한 개념으로 나아가고 있다. 다섯 명의 작가들은 작품에 이런 의미를 담아 보여주고 있다. 

한운성 작가의 <매듭>은 실재 매듭을 보여주지만, 다수의 연상을 가능하게 한다. 거칠게 묶인 매듭을 표현한 방식에 따라 때로는 따뜻하거나 차가운 기억을 향해 묶인다. 황규백 작가의 작은 판화 작품들은 일상의 한 부분인 셔츠, 과일, 또는 나무 등 누구나 알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한다. 하지만 대상의 표현방식과 색상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감성을 자극한다. 

김차섭 작가는 우리가 흔히 소비하는 종이컵을 펼쳐 그 위에 자신만의 영역을 겹쳐둔다. 2차원의 형태로 변형된 종이컵 표면의 작가의 드로잉과 붓 터치는 종이컵에 인쇄된 글귀와 함께 생각할 거리를 안긴다. 성지연 작가의 <White dishes>(2016)의 쌓아올린 접시는 표면적으로는 사실성에만 집중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드러나는 기하학적 선 구도와 상, 하단을 가로지르는 흑백의 명암은 오히려 추상적이며 초현실적인 감상으로 이끈다. 눈에 익은 일상의 소품이 마치 다른 차원의 층과 겹쳐져 몽환적인 감각을 자아낸다.
 

한국미술관은 12월 10일까지 5명 작가가 참여한 ‘[sur]realism 전’을 진행하고 있다.

D황의 <Contrapunctus 1>(2020)은 전통적인 정물화의 개념을 벗어난다. 꽃 대신 화병에 꽂혀 있는 비닐은 꽃보다 더 반짝이고 화려한 빛을 뿜는다. 오늘날 흔하게 접하는 포장재로서가 아니라 비닐 그 자체를 조명하는 이 정물화는 바니타스의 현대적 감각이라는 도상학적 해석 및 비닐 소재가 야기하는 오늘날의 환경 문제까지 인식한 리얼리즘 개념을 담았다. 이처럼 작가들의 탄탄하고 폭넓은 태도와 표현방식은 관람객들에게 사색의 즐거움과 해석의 다양성을 제공하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한편, 이번 전시는 경기도와 용인시가 지원하는 2020 지역문화예술 플랫폼 육성사업으로 기획됐으며, 기흥구 마북동 한국미술관에서 12월 1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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