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 뛰어난 선수 많아…박상원 "내년에도 우승 목표"
모든 스포츠가 그러하듯, 짜릿한 역전승이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 전율을 배가시키며 달콤한 기분까지 느끼게 해준다.
기흥리틀야구단 선수들도 이런 행복함을 느꼈다. 10월 24일부터 31일까지 치러진 ‘2020 U-10 전국리틀야구대회’ 준결승전에서 지고 있던 야구단은 동점을 만들었고 기어코 연장전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결승전에서 만난 전통의 강호 파주시리틀야구단과 경기에서 팽팽한 접전 끝에 1점 차 승리를 유지하며, 전국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도 창단해 꾸준한 성적을 내던 기흥구리틀야구단은 7년 만에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으며 경기도 신흥 강호로 올라서게 됐다.
2017년부터 야구단을 이끌어 온 박상원 감독은 “몇 해 전부터 리틀야구단 팀도 많아지고 수준도 높아져 우승하기 까다로워졌다”면서 “올해 상반기 대회에서도 우승 기회가 있었는데, 강우콜드로 져서 너무 아쉬웠다”고 전했다.
우승 문턱에서 아쉬움을 접어야 했던 야구단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하반기 대회에서 더 높은 곳에 올라가자고 다짐하며 훈련에 임했다. 하반기 전국리틀야구대회에는 총 62개 팀이 참여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6경기를 한 기흥구리틀야구단은 박빙의 승부를 펼친 통영시리틀야구단과 가진 준결승 경기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고 박 감독은 말했다.
“초등학생 게임은 6회까지만 하는데, 6회 공격전까지 4점 차로 지고 있었어요. 6회 초 공격이 시작되면서 우리가 5득점을 냈고 이후에도 3점을 내면서 7대 4로 역전했어요. 근데 6회 말에 통영시가 2점을 내면서 박빙이 된 거죠. 마지막 투아웃 3루 상황에서 유격수가 슈퍼 세이브로 실점을 막으면서 결승전에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당시 실점을 막은 유격수 정강별 선수는 결승전에서도 다이빙 캐치를 하는 등의 활약으로 대회 모범상을 수상했다. 정강별 선수처럼 야구단에 실력 있는 선수가 많지만, 야구단을 운영하는 관내 중학교가 한 곳밖에 없어 다른 지역으로 선수들 대부분을 보내야 한단다.
박 감독은 학생들이 야구와 공부를 함께 병행하는 체계를 자리 잡게 하려면 축구와 같은 클럽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럽야구팀으로 운영하면 야구단 창단을 주저하는 관내 중·고교도 덜 부담스럽고 아이들도 타 지역이 아닌 용인에서 안전하게 야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클럽팀 창단을 시나 교육청에 제안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소식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내년쯤이면 강릉고와 덕수고에서 활동 중인 기흥구리틀야구단 출신 선수들이 프로리그에 지명 받을 것 같은데, 다른 지역 중·고등학교 야구부에서 활동하다 보니 타 지역 출신으로 소개되겠죠. 이런 부분이 너무 아쉬워요”
교내 클럽야구팀이 한 곳씩만 창단돼도 용인 출신 선수들이 프로야구단에 더 많아질 것이라는 박 감독은 충중한 실력의 선수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이런 선수들로 내년에도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게 목표라는 박 감독.
늦은 오후 시간에도 구슬땀을 흘려가며 훈련하는 기흥구리틀야구단 선수단을 보니 내년에도 전국대회 우승은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