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형 주민자치회를 준비하자(3)

두 번째 주민총회를 개최한 수원시 행궁동주민자치회는 12개 제안 사업 중 투표를 통해 8개 사업을 2021년 사업으로 결정했다. 사진은 행궁동 특화 생활서비스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행복마을관리소 지킴이가 행궁동 일대 카페에서 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 수원시

수원 행궁동주민자치회 주민총회 열고 제안사업 투표로 결정

수원시는 2013년 7월 말 ‘수원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및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을 제정하고 주민자치회 시범동 운영을 시작했다.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이후 6년 만인 지난해 7월 시범동이 8곳으로 확대됐다.

주민자치회 위원으로 위촉된 주민만 240명에 이른다. 수원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5월 주민자치회 회원 수를 30명에서 30~50명으로 확대했다. 보다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연 것이다.

수원시는 주민자치회가 안착할 수 있도록 주민이 직접 마을에 필요한 사업을 제안, 실행하고 마을 공동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주민세 인상분을 환원하는 주민세 스마일 사업으로 예산을 지원했다. 각 동주민자치회는 저마다 지역특성에 맞는 사업을 발굴해 주민자치와 더불어 마을 만들기와 복지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생태교통과 수원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을 간직한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원도심 행궁동도 그 중 한 곳이다. 행궁동주민자치회는 지난 3일 영동시장에서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총회를 열었다.

안심등 정비사업과 포토존 설치, 행궁동 행복마을관리소 개소 등 올해 진행한 사업에 대해 결과를 공유하고, 주민들이 제안한 사업에 대한 발표를 거쳐 2021년 진행할 마을사업을 투표로 결정했다.

행궁동주민자회 한창석 회장. 한 회장이 앉아 있는 곳은 행구동주민자치회가 설치한 포토존 벤치다.

행궁동주민자치회 한창석 회장은 “지난해 주민총회엔 30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여 올해에는 제한을 두지 않고 보다 많은 주민들이 사업을 공유하고 결정하길 바랐는데, 코로나19로 100명으로 축소해 진행했다”며 주민들의 참여가 제한된 데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한 회장이 주민총회에 대해 아쉬워하는 이유는 주민총회를 ‘주민자치의 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한 회장은 “주민자치회가 마을사업을 함께 공유하는 것뿐만 아니라 의견을 나누고, 사업예산과 사업을 주민들 손으로 직접 결정한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민총회는 주민들 스스로 찾아낸 마을 문제를 숙의하고 결정하며, 마을계획으로 구체화 하는 ‘참여’와 ‘공론의 장’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실생활과 밀접한 생활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행정기관이었다면, 이젠 권한을 행사하는 주체가 마을의 주인인 주민이라는 점에서 주민자치회 실시의 의미는 크다.

한 회장은 “내 의견이 반영되고 결정되는 과정을 경험한 주민들은 별개의 문제가 아닌 내 문제, 우리의 문제로 여기는 인식과 자세가 바뀌고 있다”며 주민총회가 가져온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행궁동주민자치회는 이날 주민총회를 통해 주민이 제안한 12개 사업 중 부결된 4건을 제외하고 8개 사업을 의결했다. 카페전용 수거함 설치 운영, 버스킹 상설공연장 운영, 행궁동 대표 맛집 반값 행사 등이 그것인데, 예산을 감안해 사업우선순위를 정하고 사업을 보다 구체화 할 계획이다.

한창석 회장은 주민자치회가 활성화 되려면 주민 참여와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찾아내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주민자치회는 회원들의 역할과 홍보가 중요한데, 주민자치회에 관심 있게 만드는 작업을 위해 주민과 행정이 함께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민자치회 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행궁동행정복지센터 정무정 행정민원팀장은 “운영의 주체인 주민들 스스로 주어진 권한과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이 주민자치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행궁동주민자치회는 주민총회에서 결정한 사업에 대한 예산을 확보한 게 아니어서 지속적인 마을계획 이행을 위한 예산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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