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장애인인권영화제 출품…관객 호평 이어져 
“비장애인 참여하는 인권영화제로 발돋움하길 바라”

 

황성환 감독은 첫 작품 '미스터 그린'에서 자신의 결정권과 이에 따른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주제를 담았다.

2016년 시작된 ‘용인시장애인인권영화제’가 올해 4회째를 맞은 가운데, 지난달 30일 용인시청 컨벤션홀에서 ‘나를 보라’란 주제로 총 6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영화제는 4작품이 공모를 통해 선정됐으며 관내 장애인들이 직접 제작해 다양한 이야기를 그려냈다는 데서 높은 평을 받고 있다. 이날 영화제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작품 ‘찌니의 영상일기’를 시작으로 ‘미스터 그린’, ‘삶을 노래하다’, ‘장애인 왜 배워야하나’, ‘바게트’, ‘김다예 선언’ 순으로 상영됐다. 이 가운데, 첫 연출을 맡아 관객들 공감대를 얻는 데 성공한 ‘미스터 그린’ 황성환 감독을 만나 영화 이야기와 장애인인권영화제가 나갈 방향을 들어봤다. 

‘인권’에 초점 맞춘 용인시 대표 영화제로

황 감독의 첫 작품 ‘미스터 그린’은 선택과 결정, 선택에 따른 자신의 책임을 담은 영화다. 평생 선택과 결정 없이 살아온 남자 주인공 기수가 우연한 기회에 여자 주인공을 만나면서 겪는 내적갈등을 표현했고 그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오롯이 자신이 선택하고 해결하는 ‘자기 결정권’에 대해 얘기한 것이다. 영화제 주제가 ‘나를 보라’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첫 작품이다 보니 일부 자전적인 얘기를 담았다고 황 감독은 말한다. 

“제 이야기냐고 많이 물어보세요. 시나리오도 연출도 모두 처음이니 자신 있는 부분으로 해야겠더라고요. 그게 제 이야기 중 일부고 또 제가 삶의 문제 인식이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자기 결정권이 곧 단호함을 의미하는 게 아닌 이로 인해 타인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 주저함과 망설임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황 감독. 자신의 선택이 항상 옳은 결정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공감하는 대목일 것이다. 영화를 통해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인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그는 모든 용인 시민이 참여하는 ‘인권 영화제’로 확대를 꿈꾼다. 

“김포도 영화제를 하고 다른 지자체도 특성을 담은 영화제를 하고 있는데 용인은 아직 이렇다 할 영화제가 없어요. 우리 영화제가 장애인에 한정되지 말고 비장애인도 함께 참여해 인권에 대해 토론하는 영화제로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내년부터 ‘용인시인권영화제’로 확대하자고 제안할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이에 이번 영화제는 비장애인들도 출품할 수 있게 문을 열어놨다. 장애인 인권에 대한 주제 의식을 담으면 용인시민 모두 출품할 수 있도록 했지만, 아쉽게 출품작이 없었다는 것이다. 

“1~2회 때는 용인에서 만든 작품이 아예 없어서 서울에서 출품작을 가져와서 상영했어요. 지난해부터는 관내 장애인이 만든 몇 작품을 상영하면서 탈 서울하는 데 성공했죠. 올해는 3작품이 관내 장애인이 만든 작품이에요.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홍보는 부족한 느낌이에요. 이런 영화제가 있다는 걸 잘 모르시니까 출품작도 없었던 것 아닐까요. 내년에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해 보입니다”

황 감독의 입봉작 ‘미스터 그린’은 김포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선정됐으며 앞으로 개최될 다양한 영화제에 출품할 예정이다. 계속 작품 연출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그는 시나리오 작업은 꾸준히 할 계획이란다. 
“제가 감독에 재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인권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하고 싶어요. 기회가 되면 또 도전할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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